[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엘앤에프가 내년부터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신규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탈중국' 공급망 대안으로 부상하겠다는 구상이다.
엘앤에프는 LFP 양극재 전담 법인 '㈜엘앤에프플러스' 설립을 완료하고 약 3382억원을 투자해 연 6만톤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 8월 착공에 돌입했으며 2026년 상반기 준공,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FP 양극재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LFP 양극재 적재량은 90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늘었다. 삼원계(NCM)를 제치고 전체 시장 점유율 약 59%를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LFP 양극재 생산 약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배터리 소재의 수출 통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해 올해부터 중국산 소재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NCM 양극재의 고성능, LFP 양극재의 고안정성을 아우르는 투트랙 포트폴리오를 통해 양극재 전 제품군의 리더십을 확보함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엘앤에프는 고밀도 기술력이 자사 LFP 양극재 강점이라고 말했다. 일반 LFP는 2.2~2.4g/cc 수준이지만, 엘앤에프는 2.6g/cc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에는 2.7g/cc급 초고밀도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사업 본격화에 앞서 국내외 주요 고객사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국내 주요 배터리 셀 제조업체와 LFP 배터리 공급 활성화 MOU를 체결했다. 7월에는 SK온과 북미 지역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LFP 신규 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에서도 시장 높은 신뢰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진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일반공모에는 모집금액 2000억원 대비 총 10조 3362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며 51.89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엘앤에프는 LFP 사업 본격화를 통해 중저가 전기차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을 가속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연 3만톤 규모 양산을 시작으로, 2027년 6만톤 양산, 이어서 시장 수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LFP 시장 급성장과 탈중국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국산 LFP 선두 주자로서 K-배터리 산업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엘앤에프 설명이다.
권혁원 공정개발연구소장은 "LFP 국산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유일 양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K-배터리가 단순한 중국 대체재를 넘어 글로벌 시장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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