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국내 주요 증권사마다 큰 차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별로 최고치를 4500포인트에서 7500포인트까지 제시해 3000포인트에 달하는 격차가 발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7500포인트로 내다봤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현재 국내 증시 환경을 1984년의 '3저 호황'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이번 상승장이 40년 만의 장기 강세 국면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공급 부족에 따른 호실적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코스피 영업이익, 해외 대비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이 강세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꼽혔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PBR은 1.4배로, 글로벌 증시 PBR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따른 장기 상승 가능성을 강조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4500포인트로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우려, 치솟는 상품 가격, 무역 마찰 등 외부 변수를 하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업종 개선과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면서도, 신성장 산업과 전통 제조업 간 성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최고치를 4600포인트로, 신한투자증권은 5000포인트로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국내 재정정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중 무역 마찰,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 등 대외 변수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증권사 전망치가 크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KB증권 등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2980포인트로 제시했으나, 코스피는 4000선을 돌파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추이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전망이 단기 고객 유치 목적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 전망만 믿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펀더멘털에 기반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며, 증권사 보고서의 구조적 개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