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곡물·육류·유제품·설탕 가격이 내린 영향으로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6% 하락한 126.4포인트(p)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26.9p) 대비 0.4% 내린 수치다.
앞서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지난 7월 129.8p을 기록하며 2023년 2월(130.7p)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8월 129.8p로 보합을 이뤘고, 9월 128.5p, 10월 126.4p로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농식품부는 10월 세게식량지수가 하락한 데 대해 "유지류 가격은 상승했지만, 곡물·육류·유제품·설탕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설탕이 94.1p로 전월 대비 5.3% 내리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유제품(142.2p·3.4%↓), 육류(125.0p·2.0%↓), 곡물(103.6p·1.3%↓)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유지류만 169.4p로 전월보다 0.9% 올랐다.
곡물 가격은 밀·보리·옥수수·수수 값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남반구의 안정적 생산과 북반구 밀 파종 진전 등도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옥수수 수확량 감소 우려, 미중 무역 협정이 하락폭을 일부 완화했다.
유지류는 팜유 가격 소폭 반등과 해바라기유 상승세, 채씨유·대두유 수요 증가로 강세를 유지했다.
육류는 돼지고기와 가금육 가격 급락이 전체 하락을 이끌었다. EU의 공급 과잉과 중국의 신규 관세, 조류인플루엔자(HPAI)로 인한 브라질 수출 제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쇠고기 가격은 호주산 중심으로 유통 가격이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는데, EU와 뉴질랜드의 공급 확대, 아시아·중동 지역 수요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설탕 가격지수는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남부의 호조된 생산과 태국·인도의 생산 증가 전망이 공급 확대를 이끌었고, 국제 원유가 하락으로 바이오 연료 수요가 줄면서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FAO는 2025~2026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9억8960만t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4% 증가하고, 소비량은 29억2920만t으로 1.8% 뛸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곡물 기말 재고량은 9억1630만t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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