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 2인자로 불린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 부회장 용퇴로 비워진 자리는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이 채운다.
삼성전자는 7일 사업지원TF 사장단과 임원의 위촉 업무 변경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회장 보좌역으로 위촉 업무가 변경됐다.
1960년생인 정 부회장은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에서 인사지원팀장(사장)과 경영진단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인 2017년 11월부터는 사업지원TF장으로 발탁됐고, 2022년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신임이 두텁고, 사업지원TF를 이끌며 그룹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중추적 역할을 맡으면서 '삼성 2인자'로 불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용퇴는 최근 실적이 개선되는 등 회사가 안정기에 들어감에 따라 후진 양성을 위해 내려진 결정으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의 용퇴와 함께 사업지원TF는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됐다. 마찬가지로 TF를 떼고 정식 조직으로 자리를 잡을 정도로 회사 내부가 안정화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사업지원실 개편은 컨트롤타워 재건과 무관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앞서 재계에서는 각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거 미전실과 같은 굳건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지원실과 사업지원TF는 동일한 조직이다. 상설 조직으로만 바뀌는 것"이라며 "계열사 협력을 조율, 지원하는 등 업무 역시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는 그와 호흡을 맞췄던 박학규 사장이 채우게 됐다. 1964년생인 박 사장도 이재용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는 인물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좋아했던 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SW 관련 학과였던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대학원으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경리팀과 영상사업부 등을 거쳐 VD사업부·무선사업부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을 지냈다. 이후 삼성SDS로 자리를 옮겼다가 재차 부름을 받아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박 사장은 주력 사업과 부서를 두루 경험하면서 전체 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내외적으로 재무·전략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이번 박 사장의 전진 배치는 전사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경영진단실장 최윤호 사장은 사업지원실 전략팀장으로, 사업지원TF 주창훈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위촉됐다.
사업지원TF 문희동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피플(People)팀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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