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에 대해 엄벌 의지를 드러냈으나,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관리가 철저하다고 손꼽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며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내 한 빌딩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60대 남성 근로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하 지점에서 철골 운반 작업을 하다 굴착기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이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 현장과 전국 모든 건설 현장의 작업을 중지하고, 특별 안전교육 실시 및 긴급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10대 건설사 중 사고 사망자가 가장 적은 삼성물산은 건설업계 안전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2021년 오 사장 취임 이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고, 그 결과 지난 2년 연속 사망사고 0건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건설업계 최초로 작업중지권을 도입한 곳도 삼성물산이다. 작업중지권은 근로자가 급박한 위험을 감지했거나 폭염·폭우 등 안전한 작업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작업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이다. 삼성물산은 건설 근로자에게 이를 전면 보장함과 동시에 근로자 포상과 협력업체의 손실 보장 등 안전 문화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 8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0대 건설사 CEO 간담회에서 삼성물산의 안전관리 체계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번 사망사고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무리 안전관리에 힘을 쏟아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사고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벌주의 기조보다는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보장돼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건설현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적정 공사기간과 비용이 보장돼야 불법 하도급 등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아야 안전사고를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