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조 클럽', 4곳 완료·1곳 유력…메리츠·KB證 '아슬'


한투, 상반기 이미 1조 돌파
키움·미래·NH證, 3분기 누적 '1조 클럽' 달성
진입 노리는 메리츠·KB證, 4분기 엇갈린 평가도

7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가는 가운데, 벌써 '1조 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에 달성했거나 달성이 유력한 증권사들이 면면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코스피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로 1조 클럽 증권사가 역대 최다인 6곳이나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증권사의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의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잠정)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2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해 올해 업계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3분기에는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견인한 브로커리지 수익이나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전 분기 대비 뒷걸음질 쳤으나,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 이익 확대로 운용 부문에서 50%가량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587억원이다.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은 3분기 만에 1조 클럽 달성에 성공했다. 올해 연이은 전산장애 등 이슈로 투자자 불편을 겪게 하기도 했으나, 국내외 증시 호조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많이 증가하면서 3분기 누적 1조14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결과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982억원을 달성해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한 후 2년 연속 달성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누적 1조6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1조 클럽에 재입성했다. 역시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수익 호조를 이어간 결과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한 2228억원에 그쳐 오점을 남겼으나, 미래에셋증권은 회계 처리 기준상의 일시적 요인으로 영업 활동에 대한 부진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조 클럽 입성에 실패한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23억원을 기록하면서 남은 4분기 이변이 없다면 4년 만의 1조 클럽 복귀에 성공한다.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대와 전 사업 부문 고른 성장 영향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했으나 4분기 실적을 추가해 달성이 유력한 증권사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과 2024년 1조 클럽 증권사 5곳 중 1곳에 이름을 올린 삼성증권이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949억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은 3분기 누적 74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올해 1조 클럽 진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더팩트 DB

업황만 양호하다면 1조 클럽을 매년 노릴 수 있는 몸집을 보유하고 있으나 올해는 입성이 아슬아슬한 증권사도 거론된다. 2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을 노리는 메리츠증권과 지난해 고배를 마신 KB증권이다. 양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7447억원, 6679억원으로 4분기 2600억원에서 3400억원가량의 추가 영업이익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사에 대한 평가는 일부 엇갈린다. 단순히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까지 남은 수치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4분기 예상되는 실적 흐름과 일회성 요인 등에서 차이를 보여서다.

먼저 메리츠증권은 2018년 이후 27분기 연속으로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이 보장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4분기에 큰 폭의 손실을 반영할 요소가 보이지 않고, 3분기 단일로도 29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흐름이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달성한 1조 클럽 재입성 경험도 무시하기 어렵다.

반면 KB증권은 남은 4분기에서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따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일부 존재한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분기 단일 영업이익(2253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 5.7% 감소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3분기 수익성 악화는 자산 건전성 제고 차원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에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결과다. 다만 지난해에도 4분기 운용 부문 손실로 1조 클럽 진입에 실패한 만큼 시장에서는 KB증권의 1조 클럽 달성 여부를 두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1조 클럽에 진입한 4개 증권사를 포함해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추가된다면 역대 처음으로 6개 증권사가 1조 클럽을 달성하게 된다"면서도 "전통적으로 연말에 반영하는 증권사 익스포저를 3분기에 대거 덜어낸 KB증권도 1조 클럽 달성에 대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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