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목표 상향' 두산에너빌·'AMPC 하향' 한화솔루션…엇갈린 실적 희비


한화솔루션, 미국 정부 중국 공급망 견제 역풍
두산에너빌, 미 원전 확대 정책 수혜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표 원전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와 태양광 기업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표 원전 기업 두산에너빌리티와 태양광 기업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두 기업의 실적을 갈랐다. 중국산 공급망 규제 강화로 한화솔루션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이 감소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내 원전 확대 정책에 힘입어 연간 수주 목표를 상향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은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한화솔루션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3644억원, 영업손실 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021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공급망 규제 강화 역풍을 맞았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소재나 중국산 자본을 사용할 경우,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태양광 업계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국이 관세 정책에 따라 통관 규제를 강화하면서 미국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져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실적발표에서 "미국 정부는 최근 태양광을 포함한 산업 분야에서 중국산 공급망에 노출된 제품에 대해 통관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당사 공급망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모듈 공장의 가동률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금액도 줄었다. 3분기 AMPC 금액은 682억원으로 인식됐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3분기 모듈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약 10% 감소한 영향"이라며 "미국 세관의 공급망 점검에 따른 통관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어 AMPC와 판매량이 모두 예상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은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산에너빌리티

4분기 전망도 어둡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연간 AMPC 가이던스는 기존 7000억원에서 4000억원 후반 수준으로, 판매량 가이던스는 7.5GW에서 6GW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통관 지연 이슈는 올해 연말까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아쉬운 성적을 발표한 가운데 같은 날 오후 실적을 발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크게 웃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조8803억원, 영업이익 13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영업이익은 19.4%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5.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다.

에너빌리티 부문 수주는 3분기 약 1조6000억원 규모를 추가하며 누적 5조3903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계약은 당진 2단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3기 공사(4458억원·지분 80%) 등이 있다. 수주잔고는 16조4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연간 수주 가이던스를 기존 10조7000억원에서 13조~14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수주 목표 상향에는 원전과 가스터빈 등 주력 사업 성장세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4분기 체코 원전 2기 주기기 제작·공급 계약, 가스터빈, 계획 외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매출 전망은 7조4000억~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100억~3300억원으로 제시됐다. 지난달에는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처음으로 가스터빈을 수출했다. 내년 말까지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 내 대형원전 확대 기조도 호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030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10기를 건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에 800억달러(11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4분기 체코 원전, 북미 가스터빈 및 계획 외 수주 등으로 연간 수주 가이던스를 초과한 13~14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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