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최근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밀리며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칩을 다른 나라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불안이 재점화된 영향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7%(100.13포인트) 내린 4121.74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홀로 2조689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2159억원, 498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하락세는 반도체 대형주에서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5.58%, SK하이닉스는 5.48%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두 종목 모두 올해 코스피 상승을 견인해온 대표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한국에 GPU 26만 장을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당일,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최첨단 반도체 칩은 미국 외 다른 어떤 나라에도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돼 이달 2일(현지시간) 방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안 우려가 확산하며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0.53%) △삼성전자우(-5.53%) △현대차(-5.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7%) △HD현대중공업(-6.5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31%(12.02포인트) 오른 926.57로 마감했다. 개인이 365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2283억원)과 기관(1661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HLB는 전날 전해진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에 13.68% 급등하며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알테오젠(4.97%) △에코프로(0.95%) △레인보우로보틱스(1.85%) △펩트론(3.04%) △에이비엘바이오(7.65%) △리가켐바이오(5.85%) △삼천당제약(2.77%) 등 주요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6.6원 오른 1437.9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