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대어' 성산시영, 조합 설립했는데 가격 '뚝', 왜?


2일 조합 창립총회…최고 40층 4823가구로 추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에 급매 쏟아져…이틀 만에 3억↓

성산시영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장(김아영 추진위원장), 조합임원 선출 및 설계사(ANU컨소시엄)를 선정했다.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가 재건축 조합이 설립되며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산시영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장(김아영 추진위원장), 조합임원 선출 및 설계사(ANU컨소시엄)를 선정했다.

지난 3월 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 이후 8개월 만이다. 조합설립 동의율은 93%에 달했다.

1986년 준공된 성산시영(유원·선경·대우)은 14층, 33개동, 371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40층, 30개 동, 4823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5000가구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단지로 마포구에서 가장 큰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보다도 1000가구가 많다.

성산시영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과 마포구청역이 가깝고 도보권인 불광천과 한강 조망이 가능해 높은 사업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형 건설사에서도 시공권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합이 설립되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이 앞다퉈 현수막을 내걸었다. 조합 인가 후 내년 상반기에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성산시영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단지에 평지, 지하철역이 가까운 데다 주변 학군도 평이 좋다"며 "재건축이 되면 마포구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산시영은 입지적 장점과 함께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급매가 나오며 집값이 3억원이나 떨어졌다. /황준익 기자

성산시영은 입지적 장점과 함께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급매가 나오며 집값이 3억원이나 떨어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총 20건이 거래됐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조합설립인가 된 재건축 구역과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를 받은 재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없는 점이 단지에 거래가 몰린 배경으로 꼽힌다. '10년 보유·5년 실거주'을 충족하지 않으면 지위 양도가 등기 이전 때까지 제한된다.

조합설립은 호재지만 부동산 대책 이후 급매가 나오면서 아파트 가격도 내려갔다. 성산시영(대우) 전용 50㎡의 경우 지난달 13일 13억원에 거래됐지만 15일 10억원에 팔렸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11월에 조합이 설립되는 만큼 지난달 15일부터 급매가 많이 나왔고 당일에 거래도 이뤄졌다"며 "조합원 양도 조건을 갖춘 집주인들은 집값 상승을 이유로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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