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이제는 익숙해진 'AI(인공지능)'라는 단어가 코엑스 곳곳에 다양한 단어와 함께 내걸렸다. 'AI 인프라', 'AI 에이전트', 'AI 비서', 'AI 펫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관람객들은 휴대폰으로 부스를 촬영하거나 시연 화면을 지켜보며 AI 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직접 체험했다.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5' 전시장은 오전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SK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AI Now & Next'를 AI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확장될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현장에는 전시를 보고 강연을 듣기 위해 산업 관계자뿐 아니라 투자자와 대학생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모였다.
눈에 띄게 인파가 몰린 곳은 SK텔레콤의 'AI 인프라 존'이었다.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전력·냉각·GPU(그래픽처리장치) 설비를 하나의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전시했다. 수천 개의 센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장을 예측하고 전력 사용량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또 디지털 트윈(가상 공간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센터 내부 환경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가 이끄는 AI'를 주제로 전시에 참여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CPU 대신 메모리가 핵심 역할을 하는 ‘메모리 중심 컴퓨팅’을 선보였다. 특히 차세대 AI 가속 솔루션 'AiMX'는 GDDR6 기반 PIM(메모리 내 연산) 기술을 탑재한 가속기 카드 형태로 CPU나 GPU를 교체하지 않아도 기존 서버에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 구조를 거의 수정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인 대규모 언어모델(LLM) 처리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의 '에이닷 펫' 부스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회사의 독자 LLM을 기반으로 개발된 반려동물 전문 AI 서비스로, 반려동물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분석해 상담과 일기 기능을 제공한다. 맞춤형 구독 서비스와 연동돼 초개인화된 펫 케어 경험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테크 존'에는 AWS(아마존웹서비스), 엔비디아, 슈나이더일렉트릭, 카카오 등이 참여해 각자의 최신 AI 솔루션을 전시했다. AWS는 클라우드와 엣지(현장 단말) 기술을 결합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엔비디아는 AI 팩토리와 GPU 서버 구조를 소개했다. 카카오는 대화형 AI 서비스를 시연했다.
스타트업 존에서는 새로운 시도들이 소개됐다. AIEEV는 데이터센터 없이 컴퓨터만으로 운영되는 분산형 AI 클라우드 '에어 클라우드'를, MAGO는 감정까지 인식하는 음성 분석 AI '오디온'을 선보였다. 다리소프트는 도로의 포트홀이나 낙하물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교통 안전을 높이는 AI 서비스 'RiaaS'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이 주도하는 국내 AI 혁신기업 연합체 'K-AI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기술이 전시된 AI 얼라이언스 존도 주목할 만하다. 회원사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운영을 자동화하는 '헬프나우 오토MSP'를 선보였고, 코난테크놀로지는 한국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모델 '코난 젠 AI'를 소개했다. 마키나락스는 산업 현장에서 특화 지능을 생산성으로 연결하는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런웨이'를 전시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함께 소개됐다. SK텔레콤의 'FLY AI 챌린저'와 SK AX의 'SKALA' 교육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직접 만든 서비스를 전시했고 전국 12개 대학이 참여한 'SW중심대학 디지털 경진대회' 수상작들도 함께 전시됐다.
행사장 위층에서는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주요 세션이 이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의 'AI 인프라 로드맵', 곽노정 SK하이닉스 CEO의 'AI 메모리 전략' 강연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는 데이비드 패터슨 UC버클리 명예교수, 팀 코스타 엔비디아 반도체엔지니어링 총괄 등이 강연을 준비했다.
이날 행사를 찾은 대학생 박 모 씨는 "AI 기술을 기업 홍보용으로만 접했는데 산업 전체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며 "AI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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