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인공지능(AI)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 참석해 "스타게이트와 관련,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SK 측에 월 최대 HBM 90만장을 요청한 것은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 메모리 공급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현재 'AI는 버블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많은 기업과 AI 플레이어들은 AI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프닝 스피치에 나선 최 회장은 AI 수요가 폭증하는 근거로 △B2B 분야의 AI 도입 △에어전트의 등장 △소버린 AI 등을 꼽았다.

그는 "기업들이 AI 도입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모든 기업, 모든 산업이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여기고 있다"며 "모든 물리적 공간에서 소통하는 에이전트들이 등장한 것도 AI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소버린 AI라는 플레이어가 추가됐다. 그동안 기업이 AI 투자와 수요를 주도해 왔는데, 이제는 나라까지 더해졌다"며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정부 주도의 AI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수요 폭증, 메모리칩 바틀넥(병목)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는 게 SK그룹의 계획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최근 청주에 HBM 공장을 완공했다. 당초 계획에 없던 공장이었는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이 공장을 짓게 됐다. 내년부터 본격 생산 예정"이라며 "2027년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오픈한다. 해당 클러스터는 청주와 같은 규모 공장이 24개 새롭게 생긴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수요 폭증에 대응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기술 개선'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은 업계 내에서 이미 증명됐다고 본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더 이상 (SK 측에) 개발 속도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충분히 준비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고성능 AI칩과 메모리반도체가 온전히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최적의 AI 인프라' 역시 SK가 가야 할 길로 꼽았다.

그는 "SK는 스스로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반도체부터 전력, 에너지솔루션까지 제공해 가장 효율적인 AI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AI 인프라 구조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I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AI"라며 "메모리반도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와 가상화에 AI 적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오프닝 스피치 말미에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는 혼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SK AI 전략의 핵심은 파트너와 공동으로 솔루션을 설계하고 발전해 가는 것"이라며 "SK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고, 빅테크와 정부, 스타트업 등 여러 파트너들과 AI 사업 기회를 만들어 최고 효율의 AI 솔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프닝 스피치에서는 올트먼 CEO가 영상을 통해 깜짝 등장해 SK와의 협업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각 개인이 지능형 AI 비서를 계속 활용하려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SK와 같은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SK AI 서밋은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최신 AI 동향을 공유하며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지난해 기준 온오프라인으로 3만명가량 참여했다.

올해 SK AI 서밋 주제는 'AI Now & Next'다. AI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겠다는 의미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