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올해 1~9월 누적 매출을 소폭 늘리며 전동화 전환과 구조조정의 성과를 이어갔다. 다만 3분기에는 일회성 비용과 관세 부담이 겹치며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1~9월 누적 매출액이 2387억유로(약 396조2600억원)로 전년(2373억유로)보다 1% 증가했다고 31일 밝혔다. 코어 브랜드 그룹과 프로그레시브 브랜드 그룹의 실적 개선이 스포트 럭셔리 브랜드 부문의 감소를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억유로(약 8조9600억원)로 전년(128억유로·약 21조2500억원)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했다. 포르쉐의 제품 전략 조정 및 영업권 손상차손 등으로 약 47억유로(약 7조80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으며, 미국 수입 관세와 제품 믹스 악화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부문 순현금흐름은 18억유로(약 3조원)로 전년(34억유로·약 5조6400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이는 미국 관세 부담과 리비안 지분 추가 인수로 인한 현금 유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9월 글로벌 차량 판매량은 660만대로 전년(650만대)을 소폭 상회했다. 지역별로는 남미(+13%), 서유럽(+4%), 중동부 유럽(+11%)에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중국(–2%), 북미(–11%)에서는 감소했다. 서유럽 지역의 차량 주문량은 전년 대비 17% 늘었고, 배터리전기차(BEV) 주문은 64% 급증해 전체의 약 22%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에는 10억7200만유로(약 1조7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를 나타냈으며, 분기 기준 적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인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803억500만유로(약 133조2400억원)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두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관세 인상과 전기차 확대에 따른 마진 하락으로 연간 최대 50억유로(약 8조3000억원)의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 개선 프로그램을 철저히 이행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매출이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2.0~3.0% 범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부문 투자 비율은 12~13% 수준으로 예상했다. 순유동성은 약 300억유로(약 49조80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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