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맹활약한 유통업계 수장들…대미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 '안도'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수장들 APEC 현장 직접 찾아
글로벌 인사들과 교류하며 비즈니스 기회 엿봐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지난 29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리테일 이피션시(SUMMIT ‘Digital Transformation & Retail Efficiency)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 국내 대형 유통사 CEO들이 총출동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 가운데 지난 29일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유통업계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자동차 등 업계보다 직접적인 영향은 적지만 K-푸드, K-뷰티 등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미 무역 불확실성 사라진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3500억 달러 규모였던 대미 투자 펀드 관련 우리 정부는 2000억 달러를 직접 미국에 현금 투자하되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하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대미 자동차 관세도 현재 25%에서 일본과 같은 15%로 인하될 예정이다. 또한 의약품 등은 미국으로부터 최혜국 대우를 받고 반도체도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이번 협상은 주로 자동차, 반도체 등과 관련돼 유통업계가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다만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것만으로도 업계 전반에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APEC 행사에 대거 참석해 사실상 경제 외교관 역할을 자처한 유통업계 인사들의 활약이 빛났다는 평가다.

지난 2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 중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포럼 'APEC CEO 서밋'에는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정상급 인사 16명과 글로벌 기업 CEO 1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등이 참석해 전 세계 비즈니스 인사들과 활발히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수장들은 부대행사에도 적극 나섰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지난 29일 진행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리테일 이피션시(SUMMIT ‘Digital Transformation & Retail Efficiency)' 세션 발표자로 등장해 "디지털 기술은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쇼핑 경험을 만들어가는 혁신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APEC CEO 서밋에서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유통 산업의 지속 혁신과 발전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경주 선언'을 채택이 채택된 가운데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전경수 CPLB 대표 등이 직접 참석해 힘을 실었다.

유통업계 인사들이 이처럼 APEC 현장을 직접 찾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은 최근 'K-식품'과 'K-뷰티'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된 K-푸드 수출액은 8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수출된 K-푸드는 16억달러로 가장 금액이 컸다. 대미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1% 늘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9%에 달했다.

화장품 수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8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전체의 19.6%인 16억7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은 그동안 내수 중심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K-컬처 열풍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에 유통업계 주요 인사들도 APEC 현장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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