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반도체 업계가 미소를 띨 수 있게 됐다.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에 충분한 결과라는 평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 정부는 이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의 경우 구체적인 관세율이 명시되진 않았으나,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는 성과를 거뒀다. 김 실장은 "경쟁국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만은 반도체 등 완제품에 대해 20% 임시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더 낮출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관세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상황임에도 관세 이슈에 발목이 잡혀 추후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상) 조건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관세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는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수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수출은 1월 101억달러(+8%), 2월 96억달러(-3%), 3월 131억달러(+12%), 4월 117억달러(+17%), 5월 138억달러(+21%), 6월 150억달러(+11%), 7월 147억달러(+32%), 8월 151억달러(+27%) 9월 166억달러(+22%)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 속 관세 불확실성까지 일부 해소되면서 사업 추진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는 앞으로 지속해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4일 공개한 잠정 실적은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이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만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