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으로 관세 등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금융시장도 급격한 변화가 감지된다. 환율은 원화 강세로 하락하고 코스피는 현대차, 기아 등 관세에 영향받던 자동차주 등을 중심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8시 20분 기준 야간장에서 정규 거래 종가(1431.7원) 대비 13.40원 내린 1421.1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공식화한 오후 7시쯤부터 급락했다. 이날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한국은 대미투자 3500억달러 중 현금 비중을 낮추고 연간 분할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외환시장 부담이 줄고 원화가 강세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시도 들썩이고 있다.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같은 시간 애프터마켓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21% 오른 10만1700원, SK하이닉스는 9.02% 상승한 56만8000원에 거래됐다. 각각 1.01%, 7.10% 오른 정규장보다 상승 폭을 확대한 모양새다.
관세에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와 기아의 강세는 더 도드라진다. 미국은 이번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나 자동차·부품 등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했기 때문이다.
정규장에서 2.99% 오른 현대차는 애프터마켓에서 13.97% 오른 2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 또한 애프터마켓에서 10.48% 오른 12만5500원에 거래되면서 두 자릿수 강세를 기록했다.
증권가도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가져올 향후 환율이나 증시 등 자본시장 흐름을 주목할 전망이다. 관세협상 전에도 외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 확대와 자본시장 대내외적 흐름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나, 이번 협상을 계기로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KB증권은 지난 28일 주식전략 연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를 5000 포인트로 상향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강세장이 지속된다면 코스피가 6000선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최근 상승에도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 강화와 달러 약세 등이 향후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따른 강세장 지속과 주요 업종의 역사적 신고가 돌파가 지속될 것을 전망해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