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제련소가 위치한 경북 봉화군 석포면 일대의 수질이 '청정' 수준으로 회복되며,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공정 개선의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
29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련소 하류 석포2 지점의 최근(8월) 수질은 평균 1~2급수 수준으로 조사됐다. 용존산소(DO)는 8.9㎎/L,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1.3㎎/L,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4.4㎎/L로 주요 지표 모두 법적 기준치보다 낮았다. 카드뮴·비소·수은·구리 등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고, 아연 농도도 0.0145㎎/L에 그쳐 환경 기준을 밑돌았다.
석포제련소 상·하류 4곳의 수질측정망에서도 주요 오염물질이 검출한계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상류 '석포1'과 하류 '석포2~4'의 수질이 거의 비슷해 제련소 조업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수달이 인근 하천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수치 차이는 크다. 울산 온산공단 일대의 이진리수로(0.23453㎎/L)와 원산천(0.26808㎎/L)의 아연 농도는 석포2보다 16~18배 높았고, 카드뮴·납·비소·구리 등 중금속도 검출됐다.
이 같은 개선은 영풍이 추진해 온 환경개선 사업의 성과라는 설명이다. 영풍은 2019년 '환경개선 혁신 계획'을 수립한 뒤 수질·대기·토양 등 전 분야에서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까지 약 44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도 매년 1000억원 안팎을 환경 분야에 투입 중이다.
2021년에는 세계 제련소 최초로 폐수 무방류(ZLD)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 폐수와 지하수를 전량 정화·재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 수계로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일은 사실상 사라졌다.
지하수와 토양 관리도 강화했다. 제련소 습식공장 하부 약 1만7000평에는 콘크리트와 내산벽돌, 라이닝으로 된 3중 차단시설을 설치했고, 공장 외곽 약 3㎞ 구간에는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을 구축했다. 또 하루 약 450톤의 지하수를 양수해 정화한 뒤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석포제련소는 과거에 비해 큰 폭의 환경 개선을 이뤘다"며 "2030년에는 환경문제를 극복한 제련소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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