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건설업계는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이 가장 많은 곳이다. 지난 10월과 7월에는 경기도 용인 죽전의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와 서울 금천구의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 가산' 준공 소식을 알렸다. 현대건설은 두 프로젝트의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맞춤형 시공 전략을 제안하는 프리컨스트럭션 서비스(Pre-Construction Service, PCS)를 통해 공사 기간과 공사비, MEP(Mechanical·Electrical·Plumbing, 기계·전력·수배전) 시스템 제안까지 포함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했다.
현대건설은 향후 수도권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디지털 인프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AI·클라우드 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도 지난 9월 서울 금천구에 '가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이번 사업은 대림이 호주 'DCI Data Centers'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추진한 프로젝트로, 연면적 17만370㎡, 지하 1층~지상 8층, 수전 용량 20MW(IT Load 12.9MW)에 달한다. DL이앤씨는 단순 시공을 넘어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업무까지 수행했다. 이는 DL이앤씨가 해외 발주처를 대상으로 수행한 세 번째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이며, 올해 4월에는 네 번째 사업으로 김포 데이터센터도 착공했다.
GS건설도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대구은행과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시공 경험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데이터센터 '에포크 안양'을 짓고 개발·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에포크 안양 운영에는 GS건설의 자회사 디씨브릿지가 일부 참여한다. 이 자회사는 GS건설이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기 위해 2021년 5월 설립한 곳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신사업으로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을 추진 중이다. 2022년 3월 데이터센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올해 초에는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을 수행할 인프라신사업팀을 신설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데에는 시장 성장성과 관련이 깊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해 2030년에는 4373억 달러(약 63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21년 약 5조원에서 2027년 약 20조원으로, 연평균 1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데이터센터 시공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고, 수익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자체 개발과 시설 운영도 참여하면 장기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센터는 건설사들에게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시장 성장성이 큰 만큼 향후 건설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