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오는 11월 재개됨에 따라 서학개미들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주식 거래 오류에 투자자들의 불안 또한 심화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월 첫 주부터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재개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11월 4일부터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에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지난해 8월 거래를 중개하던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에서 시스템 오류로 대규모 거래 취소 사태가 발생하면서 1년 3개월 간 중단된 바 있다. 이때 주문이 취소된 계좌는 약 9만 개, 취소된 거래 규모는 총 6333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블루오션의 시스템이 개선되고 미국 현지 야간거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 주식 주간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 블루오션은 신규 시스템 도입으로 처리 속도와 거래용량 등을 개선하고, 사고 발생 시 보상 정책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 브루스 등 대체거래소가 미국 야간거래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번 서비스 재개 시 국내 증권사들이 2곳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대체거래소와 주문 회선을 연결하도록 했다. 또한 거래 오류 발생 시 투자자 잔액 복구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롤백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아울러 신규 대체거래소 연결 안정성, 복수 대체거래소와 브로커 간 전환 기능 등을 종합 점검하도록 했다.
그러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에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오류가 다시 발생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약 20~30분 가량 메리츠증권, 토스증권, NH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대신증권 등 5개 증권사의 MTS에서 미국 주식 주문 처리 장애가 발생했다. 미국 현지 중개사인 드라이브웰스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다.
미국 주식 거래 오류는 최근 지속돼 왔다. 지난 3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현지 브로커 전산 문제로 약 3분가량 나스닥 상장 종목에 대한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도 KB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브로커 주문회선 오류로 거래 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부터 빈번하게 주식 거래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42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58건이 접수됐다. 이 기간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 메리츠증권 등에서 여러차례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증권사 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편이나 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전체(2100명)의 59%(1240명)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50.8%)이 '시스템 오류·접속 장애'를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3명이 '먹통'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먹통 사태' 이후 보상 체계에 대한 불안감도 갖고 있다. 일례로 올해 4월 키움증권은 이틀에 걸쳐 주문 지연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현금 보상과 상품권 지급을 진행했지만, 보상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번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재개에 앞서 증권사들에게 거래 안정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도록 했지만, 빈번한 주문 먹통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