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새 정부 출범 후 금융권 첫 최고경영자(CEO) 인사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여부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이들의 '생산적 금융' 강화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두 회장 모두 성과가 분명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낙관론 속에서도, 내부 통제 부실 책임론과 정권의 입김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춘 행보를 강화하며 정권과의 관계 설정을 통한 연임 정당성 확보와 리더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26일, 임종룡 회장은 3월 31일 종료된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6일 회추위를 꾸려 첫 회의를 시작하면서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시작했으며, 우리금융은 4분기 내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 회장 모두 초임이란 점에서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낙관론이 대세다. 진 회장의 경우 지난해 신한금융 당기순이익 4조517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6년 만에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타이틀 탈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증권과 보험사를 차례로 인수하며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내부 통제 실패가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대의 파생상품 손실 사고가 발생한 것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불법대출 총 730억원 중 451어권이 임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에 이루어졌다는 점이 오점으로 손꼽힌다.
새 정부와의 관계 문제도 연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소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023년 6월 신한은행이 김건희 여사 측근인 김예성씨가 관여한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30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서 부담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12월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를 달성했음에도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정치권이나 정부의 입김이 다소 크게 작용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 모두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점이 연임 변수를 줄이려는 전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달 24일 미국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했다. 진 회장은 이 대통령의 뉴욕증권거래소 타종 행사에 함께 참석하고, 국가 IR(투자설명회)에도 함께 하며 '금융외교'에 힘을 보탰다.
진 회장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민간 은행권 CEO중 유일하게 초청 받았다.
이날 진 회장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를 금산분리 규제 제외가 필요하다며, 생산적 금융에 대한 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임 회장은 금융그룹 차원에서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히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80조원 중 73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배정했다. 정부 주도 국민성장펀드에 10조원, 그룹자체 투자 재원 7조원, 융자로 56조원의 재원을 투입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성과만큼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새 정권과의 정책 협력은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고 회장의 리더십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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