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국 테이트 미술관과 '마렛 안네 사라' 전시전…장기 파트너십


사프미 지역 선주민 사미 공동체 관련 작품 전시

현대자동차는 14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 전시장 터바인 홀에서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전을 연다.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 전경. /테이트 미술관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가 영국 테이트 미술관와의 장기 파트너십 일환으로 마렛 안네 사라 전시전을 개최한다.

현대차는 14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영국 테이트 모던 전시장 터바인 홀에서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현대미술 발전·대중화를 지원하는 장기 파트너십이다.

테이트 모던 대규모 전시장 터바인 홀에서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은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2024년 이미래에 이어 올해는 마렛 안네 사라가 열 번째 현대 커미션 작가로 참여했다.

마렛 안네 사라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에 걸친 '사프미' 지역에 거주해 온 선주민 '사미' 공동체의 일원으로, 사미 생태계와 삶에 밀접하거나 순록 목축과 관련된 재료, 방법 등을 사용해 동물, 대지, 물, 인간의 호혜적 관계를 보여주는 조각과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다.

작가는 영국에서의 첫 대규모 전시인 이번 전시를 통해 본인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사미 사회가 직면한 생태 문제를 조명하고, 사미 선주민 문화 중심이 되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 공존의 관계와 상호 연결성'을 살펴볼 전망이다.

전시 제목 'Goavve-Geabbil'은 주요 작품인 'Goavve'와 'Geabbil' 작품명을 결합한 것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가 마주하는 환경적 변화에서 동물, 자연 등과의 경계 없는 상호 작용을 통해 축적된 선주민의 지식과 실천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아우른다.

터바인 홀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Goavve는 순록 가죽을 전력 케이블로 정교하게 엮어 완성한 대형 조형 작품이다. 전시장 높이 28m에 이르는 규모와 존재감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경. /테이트 미술관

Goavve는 극심한 기후 변동으로 지표면이 겹겹이 얼어붙어 동물이 먹이를 얻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사미어이다. 작품에 활용된 순록 가죽은 선주민 전통과 지혜에서 비롯된 힘을, 케이블은 지역 개발과 산업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 이주와 이동, 사라져 가는 문화를 상징한다.

해당 작품은 순록을 위한 기념비로, 작가는 기후 변화로 인해 희생된 생명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한편, 모든 생명체가 연결된 상호 의존적 현실을 환기함으로써 공존의 삶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터바인 홀 안쪽에 설치된 Geabbil은 1초 만에 공기를 80도까지 데우는 순록의 고유한 코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미로 형태의 설치 작품이다. 관객은 작품 내부 구불구불한 통로를 따라 걸으며 사미 공동체 정체성과 고유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상상할 수 있다.

Geabbil은 유연하거나 적응력이 있다는 의미의 사미어로,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적 전략을 모색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다. 벽면 일부에 사용된 순록 가죽과 뼈는, 순록이 사미 공동체에서 단순한 동물을 넘어 생존과 일상의 근간을 이루는 존재임을 반영했다.

작가는 공동체적 가치 관점에서 비언어적 상호 작용에 주목하며, 순록, 사프미 지역 식물을 상징하는 향을 통해 관객에게 후각적인 소통의 경험을 줄 것으로 봤다. 전시 진행은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큐레이터 헬렌 오말리와 전시 어시스턴트 해나 고얼리즈키가 맡았다.

현대차는 테이트 미술관과의 파트너십을 2036년까지 연장했다. 현대 커미션과 더불어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에 후원도 이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 커미션 전시가 인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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