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건설업 불황 속 해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34억원으로 29% 증가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두드러진 성장세가 있다. 한미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매출 비중은 국내 43%, 해외 57%다.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해외 매출액은 상반기 13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미국, 영국, 사우디 등 주요 시장에서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 확보한 해외 수주 성과 역시 한미글로벌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8월 루마니아 체르나보 원자력발전소 1호기 설비개선 인프라 건설사업의 PM 용역을 수주하며 해외 원전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12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사업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미글로벌은 한수원으로부터 이 사업의 인프라 건설부문에 대한 PM용역을 수주한 것이다. 용역비는 약 100억원 수준이다.
또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만 4건의 용역 수주 소식을 연달아 알리며 신흥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모습이다. 이번에 수주한 사업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 (PAHW)이 발주한 공동주택·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감리 용역 3건과 사우디 '그린 리야드 그룹7 프로젝트' PM 용역 1건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해외 수주의 질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은 "한미글로벌이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개선 PM 용역을 수주하며 해외 원전 첫 레퍼런스를 확보한 점이 중요하다"며 "수주 규모 자체보다 향후 개선·증설 사업에서 반복 수주가 가능한 포지셔닝을 갖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 PM 용역 수주 규모는 약 100억원 수준이지만 향후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팀코리아'가 주도하는 주요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할 의지를 가지고 있고 한전기술과의 MOU를 통해 투트랙 방식으로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시장에서 공기 단축과 예산 준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한미글로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사업도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상반기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995억원을 기록했다. 김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글로벌의 국내 사업 부문은 반도체 전방 수요 둔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상황에서 점진적인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평택 신공장 및 주요 반도체 라인 증설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으며, 이에 따른 수주 확보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보이며 재건축·재개발 부문 수주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글로벌은 앞으로도 해외 시장 확장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미글로벌은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수주를 이어가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며 "미국과 사우디의 주요 프로젝트와 원전 사업 확대를 통해 향후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