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3위 쟁탈전' 한투운용 밀린 KB운용…리브랜딩 효과 '미지수'


한투운용, 테크·금현물 ETF 수혜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7.82%로, 한국투자신탁운용(8.1%)에 업계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라섰다. 테마형과 원자재 ETF 수요를 선점한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다. 반면 KB자산운용은 브랜드 리브랜딩과 조직 개편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확대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19조6397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7.82%를 기록했다. 업계 4위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19일부터 3위 자리를 유지하며, 지난 1일 기준 순자산총액 20조3210억원·점유율 8.1%로 KB를 앞섰다.

올해 초만 해도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연초 대비 57.9% 늘어난 20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은 48.6% 증가에 그쳐 양사 간 순자산총액 증감률 격차가 9%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8년 만에 'KBSTAR'를 'RISE'로 리브랜딩하고, ETF 운용·마케팅 조직을 통합하는 등 사업 전반을 재정비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단행해 ETF 운용본부와 ETF마케팅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기도 했다. 하지만 ETF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7%대에 머물며 기대만큼의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ETF' 브랜드 아래 미국 성장주, 금 등 원자재 상품에서 강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테크 ETF 판매 증가와 금현물 ETF 수요 확대가 3위 탈환의 주된 동력으로 꼽힌다.

KB자산운용은 뒤처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표 상품의 보수체계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큰 테마 산업에 집중하며 성장기 수혜가 기대되는 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꾸준히 갖춰나갈 계획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ACE ETF'의 철학에 맞춰 투자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품들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상품 포트폴리오 차이가 당분간 순위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파킹형과 국내 주식·채권형에 강점을 갖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글로벌 테마와 원자재에서 차별성을 보인다"며 "각사가 주력하는 ETF 라인업의 성장 방향성과 신상품 출시 역량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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