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IMA 인가 앞뒀는데…무디스 신용등급 더 내릴까


고위험·고수익 전략 및 발행어음 규모 지적
자기자본 300% 조달시 추가 강등 우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2로 내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무디스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인가를 앞둔 한국투자증권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디스가 고위험·고수익 전략에 따른 재무 건전성 우려를 지적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추가 하락 또한 우려시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 등급도 'Prime-2'에서 'P-3'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등급을 내린 이유로 한국투자증권이 고위험·고수익 비즈니스 모델로 점진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자금 조달 구조가 약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신호도가 동종 업계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위험 선호도 비율은 24.5%다. 이는 경쟁사 평균(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큰 발행어음 규모로 자산과 부채의 만기 불일치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18조원으로, 자기자본의 174%에 달한다. 무디스는 "발행어음의 만기는 1년 미만이지만 투자처가 장기 기업 금융과 벤처 캐피탈 자산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거버넌스 평가도 낮춰 잡았다. 거버넌스 점수는 'G-2'에서 'G-3'로, 종합신용도영향점수(CIS)는 'CIS-2'에서 'CIS-3'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같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 다소간 힘이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IMA 사업자 신청을 한 후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IMA 인가를 앞두고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전액 출자로 9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해당 자본 유치를 통한 발행어음 증가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와 같은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유지할 경우 향후에도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이 △위험 선호 비율 20% 수준으로 축소 △레버리지 6배 미만 유지 △장기 자금 조달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이 IMA 인가를 받을 경우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되는 기존 발행어음에 더해 추가 100%를 더 조달 받게 된다.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재무 건전성 우려가 심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조정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건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유동성 관리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주요 국제 신용평가사인 S&P 및 일본 JCR은 당사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안정적 수익 창출 능력과 건전한 재무기반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raji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