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건설이 이번 주말 약 3조원 규모의 수주를 앞두면서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액 1위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최초 10조원 달성도 유력한 상황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1차 입찰에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며 유찰됐다. 이후 2차 현장설명회에도 현대건설만 참석했다.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만 입찰할 수 있는 만큼 2차 입찰 역시 유찰된 셈이다.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합은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압구정 재건축은 6개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6개 구역 중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14개 동, 257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강변 단지와 압구정역 초역세권으로 압구정에서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압구정2구역은 삼성물산도 입찰을 검토했지만 조합의 까다로운 입찰 조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 시공권을 따내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단숨에 8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압구정2구역 공사비는 2조7500억원에 달한다. 현재 현대건설 정비사업 수주액은 5조5400억원으로 삼성물산 (7조800억원)에 이어 2위다.
같은날 전북 전주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조합도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이 사업은 전주 덕진동1가 1268-1번지 일대 12만2226㎡에 지하 2층~지상 17층 아파트 1937가구를 건설한다.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두 차례 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공사비는 7000억원 수준으로 현대건설 지분은 55%다. 현대건설이 두 곳의 시공권을 모두 확보하면 정비사업 수주액은 단숨에 8조원을 넘어서 1위에 오른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다음달 27일 3차 입찰을 마감하는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장위15구역은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으로 공사비는 1조470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했다. 장위15구역 조합은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장위15구역까지 따내면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기존 최고액은 2022년 현대건설이 세운 9조340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연내 시공사 선정을 계획하고 있는 성수1지구 재개발에도 관심을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노리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도 하반기 굵직한 수주를 앞두고 있어 끝까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당장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이 27일 시공사를 선정한다.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공사비는 8470억원으로 삼성물산 지분은 50%다. 오는 11월에는 여의도 대교아파트(7721억)를 따낸다. 연말께 시공사 선정을 하는 성수2지구(1조7864억원) 수주도 노리고 있다.
한편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3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까지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31조6833억원이다. 지난해 27조87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는 2022년 33조4000억원이다.
업계에선 앞으로 기업의 신뢰도, 이미지는 물론 이주비 지원과 금융 혜택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가 수주에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본다. 6·27 대출규제로 조합이 이주비 지원에 관심이 쏠리면서 자금 조달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 시행 이후 조합들은 차별화된 금융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건설사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중견 건설사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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