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가계부채 추세 본다…황건일 금통위원 "10~11월 인하 고민"


23일 한은 별관 기자간담회

황건일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23일 한은 별관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는 고민이라며 지금 당장 결정하라면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황건일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올해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당장은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언급했다. 집값·가계대출의 추세를 금리 판단의 최우선 변수로 제시하며 포워드가이던스(점도표) 확대에도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황 위원은 23일 한은 별관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는 고민"이라며 "지금 당장 결정하라면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소비는 예상보다 버티고 있다"면서도 주택가격·가계부채의 수준보다 추세(안정적 유지 vs 급격한 변화)를 금리 판단의 관건으로 꼽았다. 거래 이후 1~2개월 시차로 드러나는 대출 증가 속도를 면밀히 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금리 인하의 주택·가계부채 파급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하가 어려울 경우 중앙은행 대출제도 등 대체수단 활용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정책 소통과 관련해선 현행 3개월 전망의 K점도표 확대에 투자자·소비자에게 미래 정보를 제공하는 건 책무라며 찬성했다. 금통위원 6명 구성을 고려하면 '3개 점' 제시가 적절하다고 했다.

황 위원은 디지털자산 이슈에 대해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민간의 화폐 창출 기능이 개입되는 민감 사안"으로 규정하고 안전판을 갖춘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대외부문과 관련해선 한·미 통화스와프의 심리·실물 안정 효과를 인정하며 통화 조합의 다변화를 제시했다. 외환보유액과 관련해선 "많을수록 좋지만 달러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조직개편 논의는 "소비자 관점에서 다뤄지길 바란다"며 그 과정에서 한은의 거시건전성 정책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노동계 금통위원 신설엔 "통화정책은 특정 타깃을 겨냥할 수 없어 거시전문가가 더 적합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황 위원은 지난해 2월 금통위 합류 후 지난해 8월까지 통화정책회의 13회에서 동결 9번, 인하 4번의 의견을 냈다. 소수의견 없이 모두 최종 결정과 일치했다. 개별 금통위원 간담회는 코로나19 중단 후 전임 위원 퇴임 간담회를 계기로 재개돼, 이날 행사도 그 연장선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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