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현대차, 주가 반등 가능성은?


원가 절감·판매 확대 집중…현지 생산도 확대
증권가 "목표달성 의지 확인…성장 지속할 것"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주가의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차 주가가 글로벌 변수에도 불구하고 상승 여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 잡음과 자동차 15% 관세 적용 합의 지연 등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만큼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고 분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21만8000원) 대비 0.23%(500원) 오른 21만8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장중 20만500원까지 밀렸던 주가는 반등을 모색하는 추이다.

현대차에 대한 기대치가 커진 것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호세 무뇨스 사장이 회사의 목표 달성 의지를 설파한 영향이 컸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관세 충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원가 절감과 판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금은 매우 똑똑하게 판단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할 일은 가격을 무조건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월 30일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후속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여전히 한국 수출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지난 16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인하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77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55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권역별로 보면 △북미 26% △인도 15% △유럽 15% △한국 13% △중동 및 아프리카 8% △중남미 8% △중국 8% △아시아태평양 7% 등의 비중으로 자동차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40% 안팎인 현지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도 전했다. 관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리려면 현지 생산 확대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차량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현지화 생산을 할 것"이라며 "한국 사업이 잠식되는 일은 없고 오히려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자동차 공장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쾌적하고 선진화된 공장"이라며 "2028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생산능력을 50만대까지 확대해 현지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혁진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하이브리드차(HEV) 라인업 확장과 현지 조달 비중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자동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진행했다. 사진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발언하는 모습. /현대차

실제 현대차의 미국 점유율은 견고한 상태다. 현대차는 올 1~8월 미국에서 역대 최대인 65만9319대를 판매했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팰리세이드 신차 출시와 함께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시장 점유율을 보여줄 체력은 충분하다"며 "관세 부과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판매와 시장 점유율 확대로 내년 영업이익은 소폭이나마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제시한 주주환원 정책도 낙관적인 주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차는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자사주 매입, 팰리세이드(LX3) 미국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며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CID를 통해 현대차의 목표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수익성 목표는 하향됐지만 매출성장률 목표가 상향됐고 주주환원책에 대한 실행 의지가 굳건했다"고 풀이했다.

현대차는 대규모 채용에 나서며 글로벌 모빌리티 퍼스트무버의 위상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 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청년 신규 채용은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인원도 확충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또한 미국인 대상 공개채용과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오는 30일 지역의 2년제 기술전문대학인 '서배너테크'에서 채용박람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현대차는 단순한 완성차 업체를 넘어 모빌리티, 배터리 생태계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고용 확대는 생산 안정성과 현지 정부와의 관계 개선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만큼, 향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산출한 현대차 적정 주가 평균은 27만 9583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대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0% 낮아 크게 저평가돼 있다"며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확대로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 나갈 전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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