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경주 APEC 회동에 쏠린 국내 산업계 시선


미중 관계 꿈틀에 산업계 예의주시
트럼프, 국내 조선 사업장 방문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 기간 경주와 가까운 울산 소재 HD현대중공업 사업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야드 전경. /HD현대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만난다. 전 세계 정치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는 두 강대국의 수장이 만나는 '초대형 외교 이벤트'에 산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했다"라며 "양측 모두 APEC에서 만남을 고대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2기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산업계가 받은 영향은 상당하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시행된 대표적인 중국 견제 정책인 관세로 인해 산업계는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다소 풀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당장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표적인 지렛대로 활용한 희소금속 수출 통제 등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면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산업계가 두 정상의 이번 회동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완성차 업계는 미중 관계 완화에 따른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 여부를 신경 쓸 전망이다. 양국의 패권 경쟁으로 미국이 중국 업체의 자국 시장 진출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고관세 부과를 전제로 허들을 낮춘다면,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업체가 받을 영향은 상당하다.

다만 당장 양국 관계 변화보다는 미국 관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7월 말 합의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가 장기화하고 있어 현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기 전 결과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방한해 세부적인 논의를 할지는 미지수"라며 "포괄적인 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업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가운데)이 지난 3월 경북 경주를 방문해 APEC 경제인 행사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한상의

조선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협력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 성공 이후 한국에 조선 분야에서 협력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는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선산업 협력 방안 중 직접 구매를 언급했다. HD현대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공동 투자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직접 구매 언급을 넘어 여러 협력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조선 사업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간 회의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방한 일정 중 한미 조선산업 협력 중요성을 부각하는 차원에서 국내 조선 사업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한국 조선 사업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8년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다. 사업장 방문이 현실화하면 장소는 경주와 근접한 울산 HD현대 사업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은 국내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해당 행사를 앞두고 정부와 재계는 거물들 참석을 위한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방한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팀 쿡 CEO, 중국 에디 우 알리바바 CEO와 추 쇼우즈 틱톡 CEO 등도 방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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