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장 불황? 역대급 인기에 K-뷰티 채용은 '활황'


올 상반기 화장품 수출 또 역대 최대치 경신
K-뷰티 글로벌 인기에 코스맥스, 에이피알 등 '글로벌 인재' 대거 채용 나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뷰티업계가 올해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을 찾은 한 외국인 여행객이 화장품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내수 침체 장기화와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뷰티업계만은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고 있다. 특히 K-뷰티 수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어 눈길을 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이 55억달러(한화 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뷰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채용에 대거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글로벌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그룹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섰다.

오는 29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하는 가운데 이번 공채에는 해외 영업과 글로벌 직무 등을 포함시켰다. 중동·멕시코와 같은 시장을 개척하고 해외 법인 간 협업을 조율할 인재 선발에 나선 것이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매출액 2조1661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화장품 ODM사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회사가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인기가 높아져 화장품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건기식 등을 모두 포함한 코스맥스그룹의 연 매출도 난해 처음 3조원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코스맥스는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은 물론이고 최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도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상황이다.

코스맥스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메가 인디브랜드사들과 함께 K-뷰티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며 "유연한 사고와 적극적인 태도로 글로벌 뷰티&헬스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갈 우수한 인재들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 디바이스 등 사업이 잘되면서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한 에이피알도 해외 시장 사세 확장에 맞춰 국가별 마케팅 인재 채용에 돌입하며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16일 자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글로벌 뷰티 마케터’ 신입 채용에 돌입한 상황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75%(4438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우수 인재 확보하고 각 국가별 사업 확장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채용을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채용에서 모집하는 직무는 뷰티 사업 부문의 △온라인 MD △인플루언서 마케팅(PR) △콘텐츠 마케팅이며 아시아, 북미, 중동,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 걸쳐 총 13개국의 국가별 마케터를 선발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효과적인 글로벌 사업 운영을 위해 지역 및 국가별 전담 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있는 만큼 트렌드 분석부터 판매 전략 수립, 맞춤형 마케팅 등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한 전방위적 활동을 수행할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뷰티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채용을 줄이거나 미정인 다른 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여서 이목을 끈다.

실제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아예 없거나 미정인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6곳(62.8%)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요 업종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상당한 기업들이 올해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역대급 수출 실적 속에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채용까지 확대하고 있는 뷰티업계 움직임에 산업계에서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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