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은 옛말…GS칼텍스, AI전략기업으로 '우뚝'


전통산업 정유사, AI도입 '생존' 문제
허태수 GS 회장 "정유·석화에 AI 결합해야 그룹 발전"

GS칼텍스가 인공지능(AI) 전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GS칼텍스가 지난 7월4일 서울 강남구 GS타워 본사에서 허세홍 대표이사 사장(사진 중앙)을 포함한 회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AI(GenAI) 교육을 진행했다. /GS칼텍스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GS칼텍스가 인공지능(AI) 전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유·가스·석유화학 등 본업과 생성형 AI가 결합해야 GS그룹이 발전할 수 있다'는 허태수 GS 회장의 기조 아래 그룹 사업 전반에 AI를 이식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AI 도입을 통해 생산량은 늘리고 비용은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도 노릴 수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AI 트랜스포메이션(AX)을 통합한 '디지털 & AI 트랜스포메이션'을 AI 전환의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

디지털과 AI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개념으로, AI 중심의 지능형 조직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디지털 기반 축적된 데이터와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AI의 제안과 인간의 판단을 결합,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인간과 AI와의 협업 강화로 임직원들은 AI를 가상의 동료로 삼아 데이터 수집·분석, 보고서 작성 등의 업무를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데이터 축적과 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기반을 강화하고 한 단계 진화된 새로운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꾀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정유업계는 AI와 거리가 먼 전통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AI 도입은 생존의 문제가 됐다. AI를 조직 전반에 침투시켜 비용은 줄이고 조직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취임한 2019년 이후부터 디지털전환(DX)을 전사적으로 추진했고, 올해는 여기에 AI를 더한 'DAX' 전략을 공식화했다.

먼저 AI를 여수공장에 적용해 제조 공정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 정유·석유화학 공정은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하며, 연속 공정으로 각 단위 공정이 복잡하게 상호 작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숙련된 작업자 중심의 대응 방식으로는 전 공정 최적화의 한계가 있었다. AI 모델을 통해 공정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실시간으로 도출할 수 있게 됐다.

안전에도 AI를 활용한다. AI CCTV를 도입해 사업장 내 위험요소를 조기에 감지하고, VR(Virtual Reality) 및 MR(Mixed Reality) 기반 안전 교육장을 구축해 직원들의 안전 역량을 높였다. 고소 및 밀폐 공간 작업에는 드론을 활용하고, 밀폐 공간 작업에 무선 가스 감지기를 적용해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AI 트랜스포메이션(AX)을 통합한 디지털 & AI 트랜스포메이션을 AI 전환의 핵심 축으로 설정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8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4회 GS그룹 해커톤에서 인터뷰에 응답하고 있다. /GS그룹

지난 7월에는 사내 생성형 인공지능(AI) 통합 플랫폼 'AIU'를 선보였다. AIU는 AI와 油(기름 유)를 합친 단어로, 전통적인 정유 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담은 이름이다.

임직원들이 생성형 AI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AIU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회사 데이터와 전문지식을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에 업로드하지 않고도,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AIU는 임직원들이 생성형 AI 기술과 회사 내부 데이터를 결합해 손쉽게 AI 에이전트(사람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능형 디지털 도우미)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전문 개발자가 한 달에 걸쳐 만들던 앱을 임직원들이 일주일 이내에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같은 행보는 허태수 GS회장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허 회장은 지난 8일 열린 제4회 GS그룹 해커톤에서 "석유화학·가스 등 전통의 화학·물리적 기술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 우리 그룹이 새로 발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같이 근무하는 분들(임직원)에게 AI가 생활화해야 더 빨리 (디지털 전환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GS그룹 각 계열사에선 임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AI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현장 직원이 업무 애로사항을 전달하면 IT 개발자, 사용자경험(UX)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52g(오픈 이노베이션 GS) 구성원이 이를 서비스화하는 방식이다.

AI가 물류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면서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AI 도입으로 석유회사의 생산성이 25% 향상되면 생산에 필요한 최소 비용이 배럴당 5달러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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