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양도세 대주주 기준 나온다…1400만 개미들 '부푼 꿈'


오전 10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KRX 증권지수 상승률, 상위권 지속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11일) 오전 10시 열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이영주 그래픽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 현행 '50억원'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11일) 열리는 취임 100일차 기자회견에서 직접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만큼, 1400만 주식 투자자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11일 회견에서 여러분이 (대주주 기준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 생각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답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최종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10억' 논란 지속

올해 7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에는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주주 기준을 충족한 투자자들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주식을 대거 팔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 시장의 근심을 반영하듯, 8월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3245.44) 대비 3.88%(126.03포인트) 급락한 3119.41에 장을 마쳤다.

이후 코스피는 한 달 넘게 3100~3200 박스권에서 허우적댔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정부의 금번 세제개편안이 이재명 정부의 '코스피 5000' 목표와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50억원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달 11일 국회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주주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대주주 기준 50억원 유지설에 힘을 실은 상태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9일 진행된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7월에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나서 공교롭게 하루 이틀 내에 주식시장이 조정되면서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올라왔다"며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다. 그런 부분도 정부가 인식하고 있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근시일 내 정부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李 취임 100일 앞두고 날아오른 코스피…3317 넘었다

정책실장과 비서실장이 잇달아 대주주 기준 완화 기조를 내비치자 주식시장은 반색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3219.59) 대비 1.26%(40.46포인트) 오른 3260.05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직전 연고점(종가 기준)인 지난 7월 30일 3254.47보다 높은 수치다. 2021년 8월 9일(3260.42) 이후 약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수는 전장보다 0.36%(11.72포인트) 오른 3231.31로 출발해 완만한 기조를 보이다가, 대주주 기준이 완화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오름폭을 키웠다.

10일에도 코스피 상승세는 거침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7%(54.48포인트) 상승한 3314.53으로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치는 2021년 7월 6일 기록했던 3305.21이었다. 코스피는 장중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3317.77)를 썼다. 기존 장중 코스피 역대 최고치는 2021년 6월 25일 기록한 3316.08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를 견인한 것은 미국의 고용과 국내 정책 기대감"이라며 "새로운 이슈보다는 기존의 상승 요소가 강해지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고조됐다"면서 "최근 코스피는 정부의 세재 개편안 발표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정책 모멘텀에 좌우될 것"…증권주에 쏠린 눈

1400만 개미들은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가 '조삼모사'라 할지라도 환호성을 내지르는 분위기다. '큰손'들이 양도세 회피를 위해 시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확률도 높다.

현재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업종은 단연 증권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11개 상장 증권사로 구성된 KRX 증권지수는 지난 9일 전 거래일보다 7.19% 오른 1426.07에 장을 마쳤다. 전체 지수 상승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위인 KRX 반도체 지수 상승률(2.86%)과도 2.5배가량 차이가 난다. 10일에도 KRX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3% 오른 1483.60으로 장을 마쳤다. 은행(4.35%)에 이어 등락률이 가장 높았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 주가는 실적보다 정책 모멘텀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법 개정 외에도 발행어음·종합금융투자계좌 사업 인가,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제도적 지원 병행으로 실적 정점 우려도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국내 주식투자자 수가 대폭 증가하여 투자자 친화적인 정책 기조는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우호적 정책이 이어질 경우 증시 상승이 지속되고 거래대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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