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독점 구조, 재생에너지 확대 유인 부족…독립규제기관 설립 절실"


국회기후위기탈탄소경제포럼·기후솔루션 '전력 거버넌스 개선방안' 토론회
"규제체계로 망 사업자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해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에너지 독점 체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기후위기탈탄소경제포럼과 기후솔루션이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시스템 전환: 전력 거버넌스 개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에너지 독점 체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독립규제기관을 설립해 전문적이고 투명한 전력시장 감독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기후위기탈탄소경제포럼과 기후솔루션이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시스템 전환: 전력 거버넌스 개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식을 공유했다.

시난 퀴페오울루 오프젬 선임정책담당관은 영국의 독립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의 사례를 통해 독립규제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프젬은 비장관급 정부 부처로 운영상의 독립성을 보장받으면서 에너지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상당한 법적 권한을 행사한다. 아울러 발전과 송전 및 배전 공급을 아우르는 모든 에너지기업의 인허가를 담당한다. 시난 담당관은 "송전망과 배전망 사업은 본질적으로 독점 구조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요금규제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젬은 재생에너지 도입 및 보급을 위해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주요 병목 현상이었던 전력망 연결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의 분산형 특성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은 기존 전력망을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망 사업자들이 투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도록 적극 장려한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시장 구조 개선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이다. 시난 담당관은 "영국을 분리형 전력시장, 한국을 수직통합 전력시장으로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직통합시장은 단일 기업이 발전, 송전, 배전, 소매 등 전력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는 구조다. 분리형 시장은 다양한 단계를 별개의 사업체로 분리해 경쟁을 촉진하고 단일 기업이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갖는 것을 방지한다.

시난 담당관은 "수직통합형이 무조건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분리형 시장은 혁신과 유연성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에너지 시장 구조는 중앙집중형 발전소에 맞춰졌지만 분리형 시장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전력망에 신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난 담당관은 "분리형 시장의 장점은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에너지 가격은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건영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한전 보유 발전자회사의 발전 비중 대부분을 전통적 발전원이 차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한전은 석탄, LNG, 원자력 등 발전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으로 송배전부문 및 판매부문의 유일한 사업자"라며 "발전자회사의 발전비중 가운데 전통적 발전원이 95%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중앙집중식 체계로 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재무적 유인이 부족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구조적으로 이해가 상충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기관의 독립성이 결여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변호사는 "현재 전력거래소의 의사결정 구조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전력거래소의 주요의사결정기구 구성상 전통적 발전원 의사만 반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기관인 전기위원회는 주요 사항에 대해 의결권한이 아닌 심의권한만 보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규제체계를 수립해 망 운영자·사업자의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 유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전력거래소는 전통적 발전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해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재무적 연결성 분리를 통해 전통적 발전원 중심의 망 사업 유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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