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고려아연이 국내 기업과 손잡고 군수·방위산업의 필수 소재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재가공해 미국에 추가 수출한다.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화학 제조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내달 안티모니 50톤을 미국에 수출한다고 9일 밝혔다. 온산제련소에서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서 안티모니를 회수해 국내 화학 제조사에 공급하면 해당 기업이 이를 삼산화안티모니로 재가공해 미국에 판매하는 구조다.
최근 전 세계 안티모니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중국이 지난해 8월 수출 허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12월 미국 수출을 통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불안정해졌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안티모니를 포함한 전략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이 수출에 나서며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부산항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톤을 선적하며 미국 직접 수출을 본격화했고, 8월에도 20톤을 추가 수출했다. 이번 협업을 통한 재가공 수출까지 성사되면서 의미 있는 수출 다각화에 성공했다.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의 전략광물 생산기지로서 안티모니 회수율을 높여 수출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는 미국에만 직접 수출 기준 100톤가량을 공급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40톤 이상을 수출한다는 목표다.
전략광물 공급 확대는 게르마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미국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게르마늄은 적외선 렌즈, 열화상 카메라 등 군수·방위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중국이 지난해 말 미국 수출을 금지한 이후 대체 공급처 확보가 절실해진 광물이다. 고려아연은 2028년 상반기 게르마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수출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전략광물 생산기지로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며 "국내 화학 제조사를 통해 안티모니를 미국에 추가 수출하는 것은 수출처 다변화를 넘어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서 고려아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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