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대기업 정규직에서 세대 간 역전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55~59세) 고용 비중은 2004년 2.9%에서 2024년 9.3%로 늘어났으나, 청년층(23~27세) 고용 비중은 같은 기간 13.7%에서 7.3%로 줄어들었다. 사상 처음으로 고용 비중이 역전된 수치다.
정년 60세 의무화가 도입된 2010년 중반 이후로도 세대 간 역전 현상은 이어졌다.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20년간 492% 급증했으나, 청년층(23~27세) 고용은 1.8% 감소했다. 노고자 있는 대기업 고령자 고용도 같은 기간 777% 늘어났지만, 청년 고용은 줄어들면서 격차가 극명했다.
정규직 내 세대 간 격차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불균형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은 264만3000명(11.9%)에 불과한 것에 비해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여타 부문'은 1950만1000명(88.1%)을 차지했다.
비정규직 등 정규직이 아닌 부문의 월평균 임금총액 역시 57.9%(이하 정규직 100%), 평균 근속연수는 46.8%에 그쳤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과 퇴직급여·상여금 수혜율도 여타 부문은 65~76% 수준으로, 사실상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우리 노동시장이 기업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라 임금 등 근로조건 등 이중구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이중구조는 청년들에게 심각한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정년 연장 이후 고령자 고용은 치솟았지만, 청년 고용은 줄어든 것은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이 심화한 결과"라며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중소기업·비정규직에는 사회안전망을 두껍게 하는 맞춤형 정책으로 이중구조를 풀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