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올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NIM)와 체질 개선 성과에서는 은행별 희비가 엇갈렸다. 하반기에는 마진 방어, 플랫폼·운용 중심의 비이자수익 내구성, 케이뱅크 IPO와 업비트 실명계좌 재계약 등이 승부처로 꼽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외형'은 견조하다. 이들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3883억원으로, 출범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순이익 2637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3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842억원, 토스뱅크는 40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NIM(순이자마진)은 상반기 기준으로 토스뱅크 2.57%, 카카오뱅크 2.00%, 케이뱅크 1.36% 순이다. 토스뱅크는 고 NIM로 수익성 리더십을 확인했고, 카카오뱅크는 금리 하락기 여파로 마진이 눌렸다. 케이뱅크는 전년 동기 2.26%와 비교해 하락 폭이 컸다.
체질 개선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두각을 나타냈다. 상반기 비이자수익 5626억원으로 전년보다 30.4% 증가하며 영업수익의 36%를 차지했다. 대출 이자 의존에서 플랫폼·수수료·운용 중심으로 다변화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2분기 NIM은 1.92%로 1분기 대비 0.17% 내려온 만큼, 하반기에도 플랫폼·운용의 질적 성장으로 마진 축소분을 얼마나 상쇄하느냐가 관건이다.
토스뱅크는 '고 NIM+성장'의 균형이 돋보인다. 상반기 NIM 2.57%를 유지하면서 순이자이익과 자산운용수익을 모두 늘렸다. 자산운용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 2258억원의 운용 수익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16% 성장이다. 수수료 비용을 제외한 비이자이익은 -270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298억원) 대비 적자 폭은 줄었다. 하반기에는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하며 결제·플랫폼 등 비이자 부문을 더해 수익 다변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2분기 순익 6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찍었지만, 상반기 NIM 1.38%대로 마진 하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수신의 약 20% 수준으로 평가되는 업비트 실명계좌 의존과 IPO 재도전이 맞물리며 수신 안정성·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다. 10월로 거론되는 업비트 실명계좌 재계약 여부는 상장 스토리의 핵심 변수다.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2분기 말 연체율은 카카오뱅크 0.52%, 케이뱅크 0.59%, 토스뱅크 1.20%였다. 다만 토스뱅크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0.98%)은 타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났다.
토스뱅크는 부실 위험 역시 클 수 밖에 없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잔액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5.0%, 케이뱅크 34.4%, 카카오뱅크 33.1% 순이었다.
하반기에는 완만한 금리 인하 국면 속 예대 스프레드 축소가 불가피하다. 결국 NIM 방어와 플랫폼·운용 등 비이자부문 내구성이 실적 지속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동시에 중저신용·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와 건전성 관리의 균형도 과제로 남는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E)·자기자본이익률(ROA)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크다"며 "카카오뱅크는 레버리지, 케이뱅크·토스뱅크는 본질적 수익성(ROA) 개선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경상 수수료 이익원 강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 예대 스프레드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결국 하반기는 NIM 방어와 플랫폼·운용 등 비이자부문의 내구성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