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올해 2분기 기업·자영업 대출이 14조5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속도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정책자금으로 제조업 대출이 늘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구조조정 여파로 부동산업 대출은 줄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기업·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994조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직전분기 17조3000억원보다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25조원에도 못 미쳤다.
제조업 대출은 6조원 늘어 1분기(8조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업은 반도체 정책자금 영향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운전자금 수요가 줄면서 전체 증가세는 둔화됐다. 건설업 대출은 2000억원 줄어 전분기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업 대출은 7조2000억원 증가로 전분기 7조8000억원보다 둔화됐다. 도매·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부동산업 대출은 9000억원 줄어 2013년 이후 12년 만에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이 매각·상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말 2만1000가구에서 올해 2분기 2만7000가구까지 늘었다.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도 2분기 -0.4%를 기록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용도별로 운전자금 대출은 8조8000억원 증가해 전분기(9조5000억원)보다 둔화됐고, 시설자금도 5조7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이 14조3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 대출은 7조5000억원 늘어 확대됐지만 중소기업은 5조7000억원 증가로 둔화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7000억원 늘어 전분기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제조업은 반도체산업 정책자금 효과로 대출 증가가 확대됐지만 부동산업 시설자금 투자가 위축돼 전체 시설자금 대출을 끌어내렸다"며 "특히 지방 부동산을 중심으로 시행사 등 PF 구조조정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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