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기아가 전동화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기아 EV5'(EV5)를 공식 출시하고 오는 4일부터 계약을 시작한다. EV5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를 탑재해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2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열린 더 기아 EV5 미디어 데이에서 "EV5는 정통 SUV 보디타입 기반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국내 EV 대중화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표 모델"이라며 "합리적인 패밀리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EV5에 그룹 최초로 두 가지 안전 신기술을 적용했다. 먼저 가속 제한 보조는 시속 80㎞ 미만 주행 중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깊고 오랫동안 밟는 비정상 가속 패턴을 감지하면 클러스터 팝업과 음성 경고 후 가속을 제한한다. 가속 페달에서 1초 이상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해제된다. 기아는 23만건 이상의 실주행·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임계 속도를 80㎞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2.0은 정차 상태에서 출발 시 전·후방 1.5m 이내 장애물이 감지되면 급가속을 제한하고 필요 시 제동 제어까지 개입한다. 기존 1.0보다 감지 범위가 확대됐다.
김진욱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책임연구원은 "두 기능은 사고를 100% 막는 장치는 아니지만, 치명적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최근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요구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아도 관련 기능을 개선·확대해 사고 예방 효과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V5는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공백으로 지적돼온 중형급 정통 SUV 수요를 겨냥했다. 박시한 실루엣과 수직형 전면부 디자인, D필러와 테일게이트 라인이 만들어내는 넉넉한 공간감은 SUV 고유의 성격을 드러낸다. 세단 프로파일을 채택한 EV3·EV4와 달리 SUV 본연의 비율과 구조를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EV5는 전장 4610㎜, 전폭 1875㎜, 전고 1675㎜, 축간거리 2750㎜로 설계됐다. 2열 레그룸은 1041㎜로 동급 최고 수준이며 풀플랫 시트와 시트백 테이블, 확장형 센터콘솔, 3존 공조 시스템 등을 갖췄다. 트렁크 용량은 965ℓ(SAE 기준)로 프렁크(44.4ℓ)와 애드기어 액세서리로 확장성을 높였다.
외관은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기반으로 SUV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GT-라인 전용 19인치 휠과 전용 범퍼, 블랙 헤드라이닝 등으로 스포티 감성을 더했다. 실내에는 12.3인치 클러스터·12.3인치 인포테인먼트·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통합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EV5에는 가족 고객을 겨냥한 생활 편의 사양도 적용됐다. 반려동물을 차량에 두고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펫 모드'가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이 차량 내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어 안심하고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인테리어 모드, 디지털키2, 실내외 V2L, 빌트인캠 2 플러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편의 기능이 제공된다. 기아는 신규 사운드 디자인 볼드 모션 심포니를 적용하고 디즈니와 협업한 '미키와 친구들' GUI 테마를 선보이며 감성적 경험도 강화했다.
EV5는 81.4㎾h NCM 배터리와 160㎾ 전륜 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60㎞를 주행할 수 있다. 복합 전비는 5.0㎞/㎾h이며, 350㎾ 급속충전기로 10→80% 충전에 약 30분이 소요된다. i-페달 3.0과 스마트 회생제동 3.0 시스템도 기본 적용됐다.
기아는 오는 6~7일 고객 초청 전시회를 시작으로 추석 연휴 기간 '2025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에 EV5를 전시해 소비자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또한 'EV5 Happy Day'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글로벌 F&B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와 협업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EV5의 판매 가격은 롱레인지 기준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라인 5340만원이다.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 초반대부터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기아는 'EV5 트리플 케어' 구매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예형 할부, 트레이드 인 할인, 잔존가치 보장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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