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정상 간 회담을 계기로 글로벌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0.04%포인트, 0.1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1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서 "최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 이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 회담이 글로벌 무역 정책 불확실성을 완화시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04%포인트, 0.11%포인트 높일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진철 금융모형팀 차장, 박병국 과장, 윤혁진 조사역이 공동 작성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적 기조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구조모형(DSGE 모형)을 통해 미국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을 계산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이후 급격한 통상 정책 변화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면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각각 0.13%포인트, 0.16%포인트 깎였다는 분석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실제 관세 인상보다도 경제에 선행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수출 둔화뿐 아니라 기업의 고정투자 결정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수출은 한때 조기 선적 효과로 증가할 수 있지만 결국 수입 수요 둔화 본격화에 감소될 것으로 봤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또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7월 말 한국산 제품에 평균 15%의 관세를 예고했으나, 이후 외교 채널을 통한 협상이 급물살을 타며 조정안에 합의했다.
한은은 모의 실험을 통해 "대미 관세 협상이 내년까지 지연될 경우의 시나리오에 비해, 이번 협상 타결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04%포인트, 0.1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됐다"고 전했다.
주진철 차장은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관련한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향후 재차 증대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세부적인 측면에서 양국간 긴밀한 통상 협의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9%, 1.6%로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관세 해소 등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반도체 관련 관세 해소가 3분기 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반영하지 않고 정상회담 시점까지 존재하던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을 모형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