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별 주가지수(대형주·중형주·소형주) 변경이 임박한 가운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상장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기변경은 외인이나 기관 투자자의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가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거래소)는 이달 시가총액 규모별 주가지수를 변경한다. 거래소는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최근 3개월 기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목들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로 분류하고 있다. 대형주는 1위부터 100위까지, 중형주는 101위부터 300위까지, 소형주는 301위 이하로 나뉜다.
우선 모든 주가지수에서 대거 자리바꿈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 4일 새 정부 출범 후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에 코스피가 최고 3200선까지 오르면서 전기 정기변경(3월) 이후 코스피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신규 상장사들의 약진도 대규모 지수 변경에 힘을 보탠다. 지난해 상장한 시프트업, 에이피알 등을 비롯해 올해 상장한 LG씨엔에스, 서울보증보험, 달바글로벌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주 승격이 유력한 종목으로도 에이피알이 꼽힌다. 지난해 8월 상장해 올해 'K-뷰티' 호황기를 타고 화장품 대장주로 떠오른 에이피알은 1년 만에 시가총액(약 8조2000억원)이 두 배가량 뛰어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도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기존 화장품 대표 종목인 아모레퍼시픽(약 7조원)까지 제친 상태다.
LG씨엔에스도 대형주 진입이 예상되는 종목 중 한 곳이다. 올해 2월 5일 코스피 상장한 LG씨엔에스는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대기업 상장사라는 이점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이어갔고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사업 추진 의지와 맞물려 6조원대 시가총액까지 뛰어올랐다.
이 외에도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꼽힌 대기업 지주사 한화와 CJ, 코스피 호황에 리테일 부문 실적 확대가 전망된 키움증권, 액화천연가스(LNG) 대표주 한국가스공사, 유상증자로 변동성이 확대된 이수페타시스 등이 대형주 편입 예상 종목으로 꼽힌다.
반면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강등될 종목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지난해 1월 코스피 상장 직후 게임 대장주로 떠오르면서 곧바로 대형주 편입에 성공한 시프트업은 올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수에서 편출될 대표 종목으로 전망된다. 1일 장중 시프트업 주가는 4만원대 초반으로 공모가(6만원) 대비 크게 내려앉았으며 시가총액은 2조40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오는 11월 MSCI 한국 지수에서도 편출 가능성이 점쳐진 LG이노텍과 CJ제일제당도 시장에서 관측한 대형주 편출 위기에 놓인 종목들이다. 또 한미약품, 두산로보틱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에코프로머티 등도 시장에서 내다본 중형주로 강등이 유력한 종목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타이틀을 바꾸는 종목들에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새롭게 대형주로 진입하는 종목들은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주가 변동성은 축소될 여지가 높으나, 대형주 편출 예상 종목들은 과한 매도가 이어지는 주가 선반영이나 지수 변경 전후 기관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어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코스피 대형주일 것"이라며 "시가총액 규모 분류가 변경된 종목의 수익률은 발표일과 정기변경일 기준 혹은 시가총액 지수 조정 방향성에 따라 유사한 궤적을 보였다"며 중형주에서 대형주로 편입되는 종목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정기변경은 선물옵션만기일 다음 날인 둘째 주 금요일(1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코스닥도 주가지수 정기변경을 함께 진행하며 변경 후 종목 발표는 정기변경 일주일 전에 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