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을 어떻게 이겨요"…정비사업 불패 이어가는 삼성물산


개포우성7차·삼호가든5차 동시 수주
하반기 여의도·성수 등 수주 참전 예상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27일 개포우성7차 재건축과 삼호가든5차 재건축 시공권을 동시에 손에 넣었다. /삼성물산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도시정비사업에서 남다른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참여한 주요 수주전에서 모두 사업권을 따내며 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이 약 7조828억원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초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송파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 한양3차 재건축(2595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 공공 재개발(1조1945억원) △광나루현대 리모델링(2708억원) △울산 남구 B-04구역 재개발(6982억원) 등의 시공권을 따냈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과 삼호가든5차 재건축 시공권을 동시에 확보하며 하루 만에 9126억원의 수주 성과를 올렸다.

개포우성7차는 대우건설과 맞붙은 격전지였다. 양사는 2020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이후 5년 만에 다시 맞붙으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수주전은 막판까지 승부를 가늠하기 힘들 만큼 박빙이었다. 두 회사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결국 조합원 800명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한 총회에서 삼성물산이 403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개포우성7차는 대우건설이 2020년부터 5년 가까이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단지였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게 된 개포우성7차는 재건축을 통해 10개 동, 1112가구로 재탄생한다. 공사규모는 약 6757억원이며 단지명은 '래미안 루미원'이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여의도 대교아파트,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의 시공권을 노리고 있다. /더팩트 DB

삼호가든5차 재건축 조합도 같은 날 삼성물산을 최종 시공사로 의결했다. 공사비는 약 2369억원 규모로, 단지명은 '래미안 패러피크 반포'가 될 예정이다.

삼호가든5차는 반포동이라는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단지로 사업성이 뛰어나지 않아 시공사 선정이 순탄치 않았다. 첫 시공사 선정에서는 참여한 건설사가 없었고, 이후 공사비를 올려 다시 시공사를 찾아나섰다.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 진행된 입찰 모두 포스코이앤씨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조합의 선택을 받은 건 여러차례 시공 의지를 내비친 포스코이앤씨가 아닌 삼성물산이었다. 통상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 앞서 단독 응찰한 건설사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지만 삼호가든5차 조합은 달랐다.

조합은 현장설명회에 2회 이상 참여하거나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를 대상으로 수의계약 참여 의사를 묻고, 조합원들의 투표를 통해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주택시장에서 래미안의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는 사례"라고 말한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여의도 대교아파트를 비롯해 성수전략정비구역 2~4구역 등 알짜 정비사업지의 시공권을 노리고 있다.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 최고액은 2022년 현대건설이 기록한 9조3400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이 주요 지역 시공권도 모두 따내며 사상 처음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0조원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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