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한국경제 버팀목 건설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불황·투자 감소·고령화·중대재해 등 복합 악재가 겹치며, 지속가능한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실질적인 자구책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과 산업 생산 유발 측면에서 국내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국내 건설 종사자는 20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 15명 중 1명 꼴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5%에 달한다. 다른 산업의 전·후방 효과까지 유발하는 등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급등, 주택시장 둔화, 안전사고 발생 등 삼중고에 직면하며 산업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는 2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5 건설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행사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한승구 건단련 회장을 비롯해 국회의원과 관련 단체장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현장에서 뛰는 장관이 되겠다며, 산업체질 개선과 안전문화 정착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건설산업이 저성장·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 확대,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해외건설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건설현장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산업 구조 혁신과 안전문화 확립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승구 건단련 회장은 건설산업을 '일하고 싶은 산업'으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한 회장은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며 "최근 잦은 중대재해로 인해 젊은 인재들이 진출을 꺼려하고 있다. 재해가 없는 안전한 일터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건설산업의 신뢰 회복과 재도약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중대재해를 근절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또 스마트한 미래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전통적 시공기술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기술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적정 공사비·적정 공기가 확보되는 시장 질서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건설시장 선진화 노력 담은 결의문 선포
이날 행사에서 최태진 현도종합건설 대표는 200만 건설인을 대표해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건설현장에서 안전수칙 준수, 안전시설 설치·활용 생활화, 안전투자 확보, 충분한 공기와 공사비 보장 등 건설시장 선진화 노력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했다.
최 대표는 "우리는 건설현장에서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항상 실천에 옮기고 안전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며 "안전교육과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안전시설 설치·활용을 생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전에 대한 투자가 확보되고, 충분한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보장되는 건설시장 선진화를 위해 다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결의문 발표 이후에는 행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이 '적정 공기 적정 공사비 안전한 첫걸음!', '건설산업 혁신!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중대재해 근절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건설산업의 각 분야에서 큰 공로를 세운 건설인 111인이 정부 포상·각종 표창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