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려아연이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고려아연은 25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체결식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정무경 지속가능경영 부문 사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글로벌 부문 사장 등이 참석했다.
록히드마틴은 1995년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 합병으로 출범한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로 F-22 랩터와 F-35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 전투체계,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생산한다. 2024년 말 기준 수주 잔액은 1760억달러(약 246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려아연이 중국·북한·이란·러시아 이외 국가에서 제련(채광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 포함)한 게르마늄을 록히드마틴에 공급하고, 록히드마틴은 이를 구매하는 오프테이크(생산물 우선 확보권) 계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은 MOU를 토대로 향후 장기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착수한다. 게르마늄은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적외선 감지기 등 방위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인공위성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 등 우주산업에도 활용된다.
현재 세계 최대 게르마늄 생산국은 중국이다.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등 자원 무기화 추세가 심화하고 특정 국가 자원 생산 편중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국제적 해결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MOU 체결에 맞춰 울산 온산제련소에 1400억원 상당 자금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2027년 시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게르마늄 메탈 약 1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 게르마늄 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략 광물 공급망 허브로 자리매김한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을 생산해 왔다. 안티모니도 탄약, 미사일 등 방위산업의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한미 양국 간 경제 안보 협력 논의에 발맞춰 추진하는 민간 차원 성과로 '탈중국'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을 선도하고, 핵심 희소금속 분야에서 한미 협력 첫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볼티모어행 화물선에 안티모니 20톤을 선적하며 대미 수출에 나섰다. 연내 100톤 이상, 내년에는 연간 240톤 이상으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한·미 양국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지고 경제 안보 차원 민간 협력에 이바지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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