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빌 게이츠와 회동…에너지·바이오 협력 강화


최태원 회장 "한국·SK가 SMR 상용화 중요한 역할"
게이츠 이사장 "SK·테라파워 글로벌 시장 선도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 소형모듈원전(SMR), 백신 등 에너지·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만찬에는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사업단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등이 배석했다.

두 사람은 SK가 2대 주주인 미국 테라파워의 SMR 기술 개발 및 상업화 관련 전략적 협력 방안과 10년 이상 이어진 백신 분야 협업의 확장에 대해 협의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자신이 설립한 차세대 SMR 혁신 기업 테라파워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 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SMR 안전성과 효율성,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함께 해 나가자"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경우 앞으로 SK와 테라파워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SK그룹과 게이츠재단 측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도 연쇄 회동을 갖고 협력 방안 논의를 이어갔다. SK그룹 측에서는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과 김무환 단장이, 게이츠재단 측에서는 게이츠 이사장, 르베크 CEO가 참석했다.

특히 한미 협력 기반의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 등 협의를 위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세진 원전산업정책국장도 동참했다.

SK그룹과 테라파워는 SMR 투자 및 기술 개발,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진행 중인 상업용 원자로 개발 경과 등을 설명했다.

테라파워가 개발하고 있는 나트륨 SMR은 상압 운전과 무전원 공기냉각 기능 등으로 안전성이 높다. 또 열에너지 저장 장치와 결합돼 자유롭게 출력 조절이 가능한 특징으로 재생에너지와 호환성도 커 글로벌 시장에서 경제성과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SK그룹 측은 오는 2040년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위해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 정부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선진 제도 도입 등을 산업부에 요청했다.

앞서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8월 공동으로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테라파워 SMR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 추진 등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이어 SK이노베이션과 한수원, 테라파워는 2023년 3월 차세대 SMR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4세대 SMR의 실증과 상업용 원자로 개발 등에서 협력해 왔다.

테라파워는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용 첨단 SMR 플랜트 건립에 돌입했고,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건설 허가 심사 기간 단축 등 연방정부의 강력한 지원 속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무환 단장은 "SMR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SMR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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