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김정산 기자] 20일 오전 8시50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이른 시간부터 '예비 금융인'들로 붐볐다. 공식 개막까지 한 시간 이상 남았지만, 구직자들은 모의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땀을 무릅쓰고 정장 차림으로 일찌감치 자리했다. 손에는 예상 질문과 답변을 빼곡히 적은 A4용지가 구겨진 채 들려 있었고, 몇몇은 작은 목소리로 답변을 중얼거리며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9회째를 맞은 '2025 금융권 공동취업 박람회'가 이날부터 이틀간 DDP 아트홀 1·2관에서 열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고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등 80개 금융기관이 공동 주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특히 은행권 현장면접 우수자는 향후 공채에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참가자들의 긴장감은 더욱 높았다.
개막식에는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80개 금융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직무 다변화를 통해 청년 신규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고 있다"며 청년들의 도전을 독려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축사에서 "금융권의 청년 일자리 확대에 앞장서 달라"며 "국회도 청년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산업이 발전해야 일자리가 생긴다. 과도한 규제와 간섭은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박람회는 실제 채용과 연계되는 현장면접, 모의면접·채용상담, 금융산업 동향을 공유하는 컨퍼런스, 업권별 필기시험·면접 특강 등으로 꾸려졌다.
현장면접은 12개 은행에서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중 기업·IBK·국민·NH농협·수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8곳은 양일간, 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은행 등 4곳은 하루씩 면접과 상담을 운영한다. 우수 면접자는 채용 지원 시 서류 전형이 1회 면제된다.
또한 18개 금융공기업은 모의면접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나머지 50개 기관은 채용담당자가 직접 구직자와 1대1 상담을 진행한다. 올해 처음으로 화상 모의면접·상담 프로그램도 도입해 현장을 찾기 어려운 구직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컨퍼런스에서는 빅테크·핀테크 등 금융 신산업 분야 동향과 채용정보, 각 기관의 조직문화와 채용 트렌드가 소개됐다. 특강에서는 필기시험 준비법, 면접 표현력 향상 노하우 등 실질적인 팁이 공유됐다.
올해는 특히 구직자 편의를 위해 박람회장 내 별도 탈의실과 휴게공간이 처음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박람회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채용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내달부터 박람회 홈페이지를 ‘금융권 채용정보 플랫폼’으로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권이 앞으로도 적극적인 채용과 인턴 기회를 확대해 달라"며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반영된 창업·스타트업·벤처 등 생산적 분야에 자금이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