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메리츠화재가 2025년 2분기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손보업계 순위 지각변동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개선세가 우수한데다 손해율이 큰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낮은 것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 익스포저(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2분기 524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성적표다.
상반기 순이익은 9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2114억원으로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3289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상반기 실적으로 따져도 기존 손보업계 2위인 DB손해보험보다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DB손보의 상반기 순이익은 9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했다.
메리츠화재 실적 약진은 투자손익의 증가와 더불어 보험손익 부문에서의 손실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이 반영된 결과다.
메리츠화재의 보험손익은 7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고 투자손익은 6048억원으로 5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DB손보는 보험손익 6704억원으로 38.9% 급감했고, 투자손익은 5886억원으로 57.1%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투자손익이 늘어났지만, 사실상 보험손익이 성적을 가른 셈이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커지는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낮은 차보험 점유율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화재의 차보험 시장점유율은 4% 내외로, '빅4'로 불리는 대형 손보사들과 비교해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DB손보의 차보험 손익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 감소했으며, 현대해상은 166억원으로 전년 대비 79.9% 줄었으며, KB손보는 86억원으로 75.6% 하락했다.
다만, 투자손익 개선에 기여한 부동산 부문 투자가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상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3월말 기준 운용자산은 국공채/특수채(31%), 국내 일반채권(8%), 외화채권(3%), 수익증권 및 기타유가증권(20%), 일반대출(33%)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에서 위험자산(주식/출자금, 수익증권 및 기타유가증권, 일반대출채권, 부동산) 비중은 56%로 다소 높은 편(2024년 업계 평균 51%)이며, 부동산 PF대출은 10조5000억원 규모로 운용자산의 약 25%에 해당한다.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점은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지난 2021년 0.32%에서 2022년 0.94%, 2023년 0.53% 등 1% 미만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54%, 올해 3월 기준 2.60%로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메리츠화재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상승한 것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영향을 끼쳤다. 메리츠화재는 홈플러스에 대해 2808억원 규모의 기업대출을 가지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업대출에 대한 건전성 저하가 발생하면서 고정이하여신이 크게 증가하고 제반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면서도 "다만 메리츠화재는 홈플러스의 62개 점포를 담보로 한 신탁의 1종수익권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부동산의 담보가치와 담보처분권 행사 가능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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