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리스크 지우고 '투명경영' 강화 속도


집행임원제 도입, 이사회·경영 분리해 책임성↑
제품 다각화 통한 수익성 개선…사회공헌 확대

한앤컴퍼니 체제에서 재편되고 있는 남양유업이 과거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거버넌스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남양유업이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조직 문화 혁신을 앞세워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과거 오너리스크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를 '준법·윤리경영 선도 기업 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준법경영 체계 구축·공정거래 질서 확립·청렴문화 기반 조성'의 3대 목표를 공표했다.

남양유업은 새로운 경영주인 한앤컴퍼니(한앤코) 체제에서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이사회와 경영 집행을 분리하고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정관을 바꿔 책임성을 높였다. 경영 기조에 맞춰 현장 거버넌스 개선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윤리경영 자율준수 프로그램'(CP)에 참여해 부패방지 컨설팅 절차에 착수했고 권익위 초청 임직원 교육을 열어 사내 청렴 문화를 확산하고자 했다.

주춤했던 수익성은 새 경영주 체제에서 회복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흑자전환한 뒤 올해 1분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임직원 자사주 무상지급, 자사주 소각, 액면분할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펴고 있다.

시장에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유당과 지방을 줄인 '맛있는우유GT 슈퍼제로 락토프리', 설탕을 뺀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등 건강지향 제품군을 확대했고,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과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로 기능성 음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이스크림·커피 프랜차이즈 '백미당'은 독립 법인 전환 후 매장 확대와 브랜드 고도화를 병행하며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기업 이해관계자들과 대화도 늘리고 있다. 지난 2013년 도입한 '대리점 상생회의'를 강화해 전국 대리점 대표들과 경영진이 만나 현장의 의견을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올해 회의에서는 제품 경쟁력 강화, 지원 제도 확대, 경조사 지원 등 실질적인 상생안을 공유했다. 남양유업 대리점주들이 한앤코 체제 이후 본사와의 소통이 한층 원활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회공헌 영역에서 이미지 개선도 병행한다. 남양유업은 희귀질환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 공급, 뇌전증 환아용 '케토니아' 지원, 가족돌봄청년·한부모 가족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기업지배구조 지표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살펴보면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충족한 항목은 2년째 4개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주주총회 소집 공고 시기, 배당정책 주주 통지, 여성 이사 확보 등 주요 권고 사항을 포함해 공시 미흡과 정보 제공의 시의성 부족 등이 지적됐다. 남양유업은 미준수 항목 해소를 위해 정관 개정과 의사결정 구조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전 경영 체제의 불투명했던 경영 환경과 각종 오너리스크로 인해 지배구조에서 지속적인 저평가 흐름이 이어져 왔다"며 "한앤컴퍼니 체제 변경 이후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지배구조보고서상의 핵심지표 준수를 위해 정책과 제도를 중장기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준법·윤리경영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 확보, 제도 구축, 준법 부서 기능 확대와 임직원 교육 등 내부 쇄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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