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녹록지 않은 2분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비수기와 수요 둔화, 운항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LCC들은 성수기인 3분기를 기점으로 노선 확대와 공급 정상화에 속도를 내며 실적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7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11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40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2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선제적으로 발행한 영구전환사채(CB) 효과와 환율 하락에 따른 회계상 이익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에서의 부진과 가격 경쟁, 기재 화재 손실 및 외주 정비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2분기 국적사의 일본 노선 운항 편수는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17만6175편, 여객 수는 0.3% 감소한 3041만8754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현지에서 확산된 '대지진설'도 여행 심리를 위축시키며 수요 부진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출국자 증가율도 지난해 1월 55.5%에서 급격히 둔화해 올해 들어서는 2~7%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른 LCC들의 실적도 비슷한 흐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2분기 395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493억원, 진에어는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통상적인 비수기로 항공업계 전반이 실적 부진을 겪는 시기"라며 "특정 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수요가 낮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각사는 3분기 노선 확대와 기단 정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 항공 수요 증가를 기회로 삼아 일본, 동남아,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 중심으로 운항을 늘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세부 노선 재운항과 함께 부산-코타키나발루, 다낭 증편에 나섰으며 보라카이 부정기편도 운항한다. 수요 변동에 맞춰 계절성 노선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공급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동남아 노선 확대에 나섰다. 하루 1회 정기편을 운영하며 기존 부산-싱가포르 노선과 함께 싱가포르 노선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노선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지난 7월 부산-상하이 노선 주 4회 운항을 시작했고, 제주-시안 노선도 재개했다. 인천-웨이하이 노선은 주 3회로 증편됐으며 오는 10월부터 인천-구이린 노선 운항도 시작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괌 노선을 대폭 증편했다. 인천-괌 노선은 기존 하루 1회에서 2회로, 부산-괌 노선은 주 4회에서 매일 운항으로 확대됐다. 오후 출발편 확대와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LCC 중 최초로 북미 노선에 진출하며 중·장거리 노선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12일부터 인천-밴쿠버 노선에 주 4회 신규 취항했으며 A330-300 중대형기를 투입해 10시간 이상 비행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무더위를 피해 여행 수요가 몰리는 업계 성수기로 노선 증편과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가 모두 높은 전략 노선을 중심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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