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불안과 더불어 감독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 카드사에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되면서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115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622억원)보다 18.1%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가 상반기 335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업계 1위를 달성했으나. 전년 동기(3793억원)대비 7.5% 줄어든 숫자다. 신한카드 역시 상반기 순익 2466억원으로 전년 동기(3793억원)보다 35% 급감했다.
KB국민카드는 181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557억원) 대비 29.1% 줄었고,하나카드는 1102억원으로 전년보다 5.5% 감소, 우리카드도 760억원으로 9.5% 하락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165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6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루었다.
특히 이달 들어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의 연체 증가 반영된 결과다.
카드사들의 실질연체율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카드 1.1%, 신한카드 1.8%, 현대카드 1.2%, KB국민카드 2.0%, 하나카드 2.4%, 우리카드 2.6% 등이다. 일반 연체율은 단순한 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인 반면, 실질연체율은 회수 가능성 낮은 고위험 연체채권만을 반영하는 보수적 지표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신한카드가 50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4188억원), 삼성카드(3585억원), 우리카드(2570억원), 현대카드(2226억원), 하나카드(1790억원) 순이었다.
이렇다보니 카드사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0.9%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4% 로 상승했으며, KB국민카드는 0.9%서 1.3%, 하나카드는 0.7%에서 1.7%, 우리카드는 0.4%에서 1.4%로 올랐다.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 흐름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정부의 카드론 규제 강화와 더불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6·27 대책을 통해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시켰다. 지금까지는 연소득 이상으로 신용대출을 받을 때, 카드론의 경우 신용대출 항목이 아니기에 대출이 가능했다. 규제 이후부터는 연소득 이내에서 카드론을 이용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이번 규제로 약 20~30%의 카드론 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가맹수수료율의 경우 올해 초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대상 수수료율을 0.50%에서 0.40%로 낮추었다. 연매출 5억~10억원 구간은 1.25%에서 1.15%, 10억~30억원 구간은 1.50%에서 1.45%로 내렸다.
실제로 카드사 8곳(신한·KB·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24년 말 기준 약 2조118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8437억원으로 2745억원 가량 줄었다. 여기에 연체율도 높아지면서 사실상 수익은 줄고 손실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본업에서의 실적이 낮은데다 카드론마저도 확대가 어려워지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건전성 관리와 비용구조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면서 상업자표시카드(PLCC) 확대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등의 활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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