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發 금리 인하 기대 후퇴…천장 뚫은 코스피 흔들?


6월 CPI, 전월 대비 0.3%P 올라…물가에 관세 영향 우려
증권가, 코스피 유동성 양호…반도체 호재 등 긍정 해석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미국 6월 CPI 발표 후 확산한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 영향으로 장 초반 약세를 띠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장윤석 기자

[더팩트|이한림 기자]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천장을 뚫던 코스피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에 따라 32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1% 오른 3215.28에 거래를 마치면서 2거래일 연속 3200선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역대 처음으로 30만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강세와 각각 원전과 방산 대장주로 불리는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16일 장에서는 오전 10시 54분 기준 전날보다 0.51% 내린 3198.99에 거래되면서 3200선을 내준 채 약세를 띠고 있다. 아직 장 초반이지만 외인과 기관은 모두 2000억원씩 넘게 순매도하고 있으며 전날 일제히 빨간불을 켰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눈에 띄는 수급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이날 주춤한 배경으로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의 6월 CPI 발표 이후 폭스 비즈니스 등 현지 언론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보도하면서 경계감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와 맞아떨어졌으나 5월 대비 무려 0.3%포인트나 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매튜 라이언 이바이 시장전략수석은 "6월 CPI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시켜줬다"며 "근원 수치는 다소 빗나갔으나 주요 물가 지표와 전 품목과 근원 수치 모두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8월 1일에 추가 관세가 발효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다루는 지표도 CPI 발표 전후 차이를 보였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말 예정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하루 만에 93.9%에서 97.4%까지 상승했다. 9월 동결 가능성도 37.4%에서 45.1%로 오르면서 사실상 연내 금리 인하는 물거품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번 미국발 금리 우려가 코스피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월 4일 새 정부 출범 후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를 외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탄 배경에는 정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행은 올해 2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렸고, 미국 연준은 올해 4번의 FOMC에서 모두 금리를 동결했으나 4월까지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마침내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경계감 확산에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코스피가 이스라엘과 이란의 중동 지역 분쟁 우려, 지속된 관세 압박 등 대내외적 악재가 끊이질 않았음에도 유동성을 기반으로 우상향을 이어온 만큼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6월 CPI가 전반적으로 예상에 부합했으나 전월 대비 상승한 점이 경계 요인이다. 물가지수에 관세 영향이 확인되기 시작했다는 우려에 뉴욕증시도 혼조세 마감했다"면서도 "물가 경계심 존재하나 반도체 호재나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관세 등 대외적인 악재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풍부한 유동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주가 강세에 따라 증시 주변 자금이 늘어나고, 수급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주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라며 "추가적인 수급 유입 기대감이 있는 환경에서는 순환 이후 주도주의 주가 상승세가 재차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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