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차질 우려에도 평행선…조선업계, 18일 총파업 돌입하나


16~17일 순차 파업 이어 18일 총파업 예고
노조 "기본급·정년·정규직화 요구"
생산 차질 현실화 우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1일 울산조선소에서 3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오는 18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7시간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 최대 노조인 HD현대중공업과 각 조선업 사업장 노조가 연합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오는 18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며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우려 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1일 울산조선소에서 3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오는 18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7시간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총파업에 앞서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대책위원회를 열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날 4시간, 17일 7시간 부분파업 참여 지침을 내렸다. 이틀 연속 순차적 파업을 통해 투쟁 수위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최근 올해 협상 관련 첫 제시안을 내놓았으나, 그 내용이 민망할 정도로 부족했다"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세계 1위 조선업을 유지하는 조합원에 대한 예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10차례 이상 교섭을 이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 안에는 월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00만원, 특별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회사는 1분기 실적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되고 중대한 변수가 없을 경우 격려금과 성과급을 합친 변동급 총액이 조합원 1인당 2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노조는 변동급 확대보다 기본급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 65세 연장(임금피크제 폐지),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사내 협력사 노동자 정규직화, 성과급 산정 기준 변경, 명절 리프레시 포인트 연간 40만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노연은 최근 기자회견문을 통해 17일까지 조합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시안이 없을 경우 18일 1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등 8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더팩트 DB

파업은 조선업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조선노연은 최근 기자회견문을 통해 "17일까지 조합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시안이 없을 경우 18일 1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노연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케이조선 등 8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조선노연은 총파업이 임금 협상을 넘어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조선노연은 "수주 호황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장 노동조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으며, 안전과 생명까지도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 측이 만성적인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직접 고용은 회피한 채 값싼 이주노동자 확대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인력난을 핑계 삼을 것이 아니라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고 제대로 된 대우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사용자 대표로 지목하며 "조선 하청 문제 해결과 공정한 분배 없이는 조선업의 지속가능성도 없다"면서 "협회는 산업 대표 조직으로서 조선업종 전체의 공동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대형 조선사들의 납기 일정 차질과 협력업체 연쇄 피해, 글로벌 신뢰도 하락 등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 간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파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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