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지난해 6월 국내 정식 진출한 중국계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고물가 속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진출 초기에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들어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이 되면서 사용자층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다만 짝퉁·저품질·배송 및 반품 서비스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시대에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출 1년이 된 패션 플랫폼 쉬인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최근 2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리테일 조사 결과 지난 6월 기준 쉬인의 MAU는 22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0만명 안팎이었던 이용자 수가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이다.
초저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던 쉬인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6월 한국 공식 사이트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저렴하지만 한두 번 입고 버릴 옷"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
상품 후기에도 '기대 이하의 소재감', '실제 제품과 사진이 너무 다르다', '환불이 복잡하다'는 등의 불만이 이어졌고 다른 브랜드 디자인 표절 의혹까지 불거지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의류처럼 필수가 아닌 선택 가능한 소비 항목에서는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심리가 커지면서 저렴한 가격이 무기인 쉬인의 이용자 수는 조금씩 늘어났다.
쉬인은 패션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데 최대 10일이면 끝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출시하는 신상품만 약 6000개가 넘고 아이템 하나 당 평균가격은 14달러(한화 약 1만9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인 만큼 배송 기간이 다소 길고 품질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괜찮다"는 반응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쉬인을 애용하고 있는 20대 대학생 A씨는 "한철 입을 저렴한 옷들은 국내 플랫폼에서 파는 상품이나 쉬인에서 파는 상품이 비슷하다"며 "이렇다보니 대부분 아이템이 1만원 안팎인 저렴한 쉬인에서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쉬인의 성장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반복되는 품질 이슈와 배송·반품 등 문제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쉬인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상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최근 시정명령을 내렸다.
현행법 상 판매자는 소비자로부터 재화를 반환 받은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환불해야 하지만 쉬인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환불 시 반품 상품을 받은 후 영업일 기준 5일 이내에 처리한다'는 규정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특정 제품에 대해 반품·교환이 불가하다는 항목을 넣은 것도 문제가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쉬인의 초저가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며 "다만 온라인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 교환, 반품, 환불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요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